부담 느껴 고의 불출석 가능성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10일 발가락 부상을 이유로 재판에 나오지 않으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법정 만남은 결국 불발됐다.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 뇌물 혐의 재판에서 “지난주 금요일 박 전 대통령이 왼쪽 발가락을 다쳐 통증이 상당히 있는 상태”라며 “치료가 제대로 안 된 상황에서 (재판에) 출석할 경우 상처가 악화되는 부작용이 있을까 봐 불출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법정 대면은 앞으로도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가 이날 박 전 대통령 불출석 상태에서 이 부회장 증인신문을 예정대로 진행했는데, 이 부회장이 재판부에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혀 향후 이 부회장이 증인으로 추가 소환될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과의 법정 대면에 부담을 느껴 일부러 피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부회장이 재판 내내 진술을 거부하더라도 전직 대통령과 국내 최대 재벌총수가 법정에서 만나는 장면은 그 자체로 이목을 끌었을 것이다. 이날 박 전 대통령 변호인이 “토요일에 접견해 보니 거동 자체가 상당히 불편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라면서도 “내일(11일)부터는 출석을 하겠다”고 설명한 점에 비춰 보면 고의적 회피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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