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쯔강 유출수 관측 이래 최고
소라ㆍ전복 등 산소부족 폐사 우려
제주도, 사전 예찰조사 실시
중국으로부터 밀려온 괭생이 모자반에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던 제주해안이 이번에는 중국 양쯔(揚子)강에서 시작된 저염분수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져 비상이 걸렸다.
제주도는 중국 양쯔강 하류 대통지역의 유출수(담수)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 결과 10일 오전 7시 현재 초당 6만8,300톤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제주바다에 저염분수가 유입됐던 2010년(6만3,000톤)과 지난해(6만4,000톤) 당시 양쯔강 초당 유출수량에 비해 더 많은 수치다.
최근 양자강 하구 유출수량 변화를 보면 6월 30일 5만4,000톤에서 7월 3일 6만2,900톤, 7월 4일 6만8,300톤으로 점점 증가하다 7월 6일에는 7만400톤까지 늘었다. 10일 들어서는 다시 줄어들고 있다.
이처럼 양쯔강 유출수량이 증가한 원인은 6월 중순부터 중국 남부지역에 장마전선이 형성돼 집중호우에 의한 양쯔강 유출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으로, 2003년 관측이 시작된 이후 최고 유출량을 기록했다.
제주 해역에 들어오는 저염분수는 중국 양쯔강에서 흘러나온 대량의 담수와 바닷물과 합쳐져 염분도 26psu(pratical salinity unit) 이하로 떨어진 거대한 물 덩어리를 말한다. 여기에 고수온 현상이 발생해 수온이 27도 이상 오르면서 고수온ㆍ저염분수가 만들어진다. 1psu는 1㎏의 해수에 1g의 염류가 있음을 의미하며, 제주 연안의 정상적인 염분농도는 33∼34psu다.
저염분수가 마을어장에 유입되면 소라, 전복 등과 같이 이동성이 떨어지는 저서생물들이 폐사하게 한다. 양식 어류도 산소 부족으로 폐사하게 된다.
실제 1996년 제주 서부 대정ㆍ한경지역 마을어장에 고수온ㆍ저염분수가 유입돼 60억원 상당의 수산생물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 8월에도 제주 서부 전 연안에 수온 28도 이상, 염분 26psu 이하의 고수온ㆍ저염분수가 유입돼 일부 어장의 수산생물이 폐사했다.
이에 따라 도 해양수산연구원은 제주 서부해역을 중심으로 고수온ㆍ저염분수 사전 예찰조사를 실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해양수산연구원은 11일부터 저염분수가 소멸될 때까지 어업지도선 삼다호와 시험조사선 뉴제주호를 투입해 제주 서쪽 200㎞ 해역 내 총 15개 정점을 대상으로 조사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또 제주대학교, 국립수산과학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공동으로 위성 및 수치모델 자료를 바탕으로 저염분수 이동경로를 분석해 저염분수 유입 상황을 수시로 예보할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저염분수 유입 예상도를 분석한 결과 양쯔강 유출수는 남동진해 제주도 남부 해역으로 흘러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며 “바람과 해류 등 외부환경의 요인에 따라 제주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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