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FT 상반기 북중 무역량 분석
“북한과 중국과 무역이 올해 1분기 동안 40%나 증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주 트위터에 올린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통계를 인용했는지는 불명확하지만, 중국이 대북 경제제재를 강화하도록 해 북한의 핵ㆍ미사일 프로그램을 저지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 정책이 의도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는 10일 강화된 중국의 대북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최대 상품 수입국인 중국으로부터 상품을 사들일 수 있는 구매력(purchasing power)이 감소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이복형 김정남 피살 이후 중국은 북한으로부터 석탄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이 제재 이전까지 중국은 북한 석탄 수출량 40%가량 들여왔다. 북한은 2015년 초부터 작년까지 대중 석탄 수출로 매달 평균 9,400만달러(약 1,082억원)를 벌어들였다.
FT는 이런 제재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과 5월 북중 무역량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견실(strong)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대북 수출 호조가 이런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FT는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거래가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난 4월 중국은 수출용 석탄을 실은 북한 선박을 돌려보냈는데, 북한이 러시아 등 제3의 장소에서 이를 하역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정이다. 이렇게 해서 벌어들인 돈으로 중국으로부터 상품을 수입했을 거라는 추정이다. 북한의 주요 수입품은 석유와 석유화학제품, 코크스 등이다.
북중 국경지역인 단둥(丹東)의 한 중국 무역업자는 FT에 유엔이 중국에 대북 수출을 금지한 품목 중 북한의 ‘쇼핑리스트’가 있다고 전했다. 석유화학 기기, 비료 제작을 위한 재료, 발동기 연료 등이 주요한 북한의 수입품목이다. 중국은 2006∼2009년 북한에 매달 원유 5만톤을 수출했으나 2010∼2012년 수출량이 매달 4만4,000톤 정도로 줄었다가 2013년 다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후 수출량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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