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100% 출자해 설립한 자회사 SK하이닉스 시스템아이씨가 10일 공식 출범했다.
SK하이닉스 시스템아이씨는 이날 충북 청주시 본사에서 김준호 사장을 비롯해 SK하이닉스 박성욱 부회장, SK텔레콤 박정호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을 갖고 파운드리 전문회사로 첫걸음을 내디뎠다.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에 특화된 시스템아이씨를 통해 시스템 반도체 사업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시스템 반도체는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이미지ㆍ음성 센서, TV의 디스플레이 구동칩, 통신칩 등 다양한 정보처리 기능을 수행하는 반도체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시장 등이 확대되며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시스템 반도체는 표준화된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다품종 소량생산이 효율적이라 설계회사(팹리스)와 생산을 전담하는 파운드리 업체가 역할을 분담하는 게 대세다. 퀄컴과 애플 등은 대표적인 팹리스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2위지만 아직 파운드리 매출은 세계 5위권에 들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54.5%를 대만 TSMC가 차지했다. 올해 24년 만에 인텔을 꺾고 종합반도체 매출 1위 등극이 확실한 삼성전자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7% 정도에 그친다.
SK하이닉스 시스템아이씨는 성장성이 높은 웨이퍼(실리콘 기판) 지름 200㎜ 분야에 기술력을 집중해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역량을 구축할 계획이다. 김준호 사장은 “공정과 기술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고 고객을 다변화해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부장검사 출신 최고경영자(CEO)란 점도 눈길을 끈다. 1985년 검사로 임용돼 법무부와 대검찰청 등에서 근무한 김 사장은 노무현정부 때 사법개혁 관련 업무를 맡기도 했다. SK 윤리경영실장(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2004년이다.
SK그룹이 SK하이닉스를 인수한 2012년 이후부터 최근까지 제품 개발과 생산을 제외한 SK하이닉스의 경영 전반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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