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이 국내 처음으로 토종 비둘기인 양비둘기의 인공 포육, 증식에 성공했다. 양비둘기는 전국에 1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을 정도로 희귀해 학계 안팎에서는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대공원은 지난해부터 국립생물자원관과 ‘양비둘기 구조·포육’ 사업을 펼친 결과 지난 5, 6월 양비둘기 한 쌍으로부터 새끼 3마리를 얻었다고 10일 밝혔다. 공원 측은 지난해 7월부터 전라남도 구례ㆍ고흥 등지에서 서식지를 모니터링하던 중, 땅에 떨어져 어미에게 방치될 위험에 놓인 새끼 8마리를 데리고 왔다. 공원 관계자는 “국내에는 양비둘기 인공 포육 사례가 없어 외국 애완용 비둘기나 앵무새 등 다른 조류의 사례를 참고해 이유식을 먹였다"고 말했다.
공원 측은 지난 4월 성체로 자란 양비둘기 두 쌍에게 인공증식을 시도했고, 그 중 한 쌍이 부화에 성공해 지난 5월에 한 마리, 6월에 두 마리의 비둘기가 태어났다. 공원 측은 이번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개체 수를 수십 마리 수준으로 늘릴 예정이다. 또 국내 첫 양비둘기 인공 포육ㆍ증식 과정을 기록해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벼랑이나 바위ㆍ굴에서 서식해 낭비둘기 또는 굴비둘기라고도 불리는 양비둘기는 우리나라 중국몽골 히말라야 등 일부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김새가 집비둘기와 비슷한 탓에 외래종으로 천대받아 개체수가 빠르게 감소, 현재는 구례 고흥 의령 등 남부지방 일부에서만 발견된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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