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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진호 1주차 배구 그랑프리, '신예의 성장'과 '세터의 부재'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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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진호 1주차 배구 그랑프리, '신예의 성장'과 '세터의 부재' 사이

입력
2017.07.1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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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 배구 대표팀/사진=국제배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지난 4일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 그랑프리 세계 여자 배구 대회 출전을 위해 불가리아로 떠나는 홍성진(54) 감독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못했다. 부상 선수 발생으로 인해 14인 엔트리 중 12명밖에 데려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악조건 속에서 홍 감독은 "12명이 더 뭉칠 수도 있을 거라고 본다"며 희망을 제시했고 선수단은 1주차 3경기를 2승 1패(독일 3-1 승ㆍ불가리아 2-3 패ㆍ카자흐스탄 3-0 승)라는 비교적 좋은 성적으로 화답했다.

그러나 한국은 이번 그랑프리 목표가 2그룹 우승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미 불가리아에 패한 한국은 2주차의 최대 고비를 앞뒀다. 1주차에서 나타난 젊은 선수들의 선전은 희망적이지만 점차 가중될 체력 부담과 확실한 세터 부재 등이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한국은 1주차 레이스를 통해 기존의 박정아(24ㆍ한국도로공사)에 더해 김미연(24ㆍIBK기업은행)과 김연견(24ㆍ현대건설)이라는 선수를 재발견했다. 그랑프리 등 굵직한 국제 대회를 처음 경험한 김미연은 독일전에서 끈질긴 수비와 결정력으로 맹활약했다. 박정아의 리시브가 흔들릴 때 소방수로 나서기도 한 김미연은 리시브에서 제 몫을 해냈다.

또 한국은 수비수 김연견이 후위로 들어올 때 많은 득점을 올렸다. 김연견과 김해란(33ㆍ흥국생명)의 끈질긴 수비는 한국이 연속 득점을 올리는 발판이 됐다.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 일찌감치 똘똘 뭉친 홍성진호는 어떤 의미에서 결과보다 국제 대회의 새로운 신예 발견과 성장이 더 큰 목표라는 점에서 김미연과 김연견의 등장은 반갑다.

다만 김연경(29ㆍ상하이 구오후아), 양효진(28ㆍ현대건설) 등 주축들과 새로 가세한 선수들의 호흡은 아직 미완성이었다. 특히 세대교체에 들어간 세터 포지션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그랑프리를 앞둔 홍 감독이 가장 고민했던 포지션 역시 공격을 조율하고 경기를 운영할 세터였다. 염혜선(26ㆍIBK기업은행)과 이소라(30ㆍ한국도로공사)는 해외리그에서 활약하는 김연경과 자주 호흡을 맞춰보지 못해 손발이 어긋났다. 미세하게 엇갈리는 속공 타이밍 등 다른 선수들과 호흡에서도 문제점을 노출했다. 고질적인 리시브 불안까지 겹쳐 한국은 불가리아전을 내줬다.

다가올 2주차는 폴란드에서 아르헨티나(세계 랭킹 10위), 페루(29위), 홈 코트의 폴란드(22)와 맞붙는다.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는 부담스러운 존재이고 랭킹을 떠나 페루 역시 쉬운 상대가 아니다. 폴란드는 홈 이점에다 최근 기세가 좋다.

국가대표를 지낸 유애자(56) SPOTV 배구 해설위원은 "당초 난적으로 분류된 독일을 잡고 복병 불가리아에 덜미를 잡힌 1주차는 예상외 결과"라고 진단하며 "한국의 문제는 세터다. 최근 3년간 V리그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고참 세터들에게만 의존한 국제 대회에서는 제대로 대비가 안 됐다. 결국 국제 대회는 구력이고 경험인데 염혜선 등에게는 그런 기회와 경험이 없었다. 고질적인 리시브 불안은 기본기와 연습이 부족한 탓이다. 상대의 강력한 서브 공격을 어쩔 수 없다면 이단으로 연결되는 리시브라도 매끄럽게 가다듬어 득점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 위원은 "2주차는 폴란드가 가장 위험하다. 아르헨티나와 1차전만 잘 넘기면 분위기를 탈 수 있다. 다행히 지난 카자흐스탄전에서 김연경을 교체해주며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에 올인할 체력 안배와 승점 관리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전망했다.

홍성진호는 2주차를 마치고 귀국길에 올라 수원에서 3주차 경기(21일 카자흐스탄ㆍ22일 콜롬비아ㆍ23일 폴란드)를 치른다. 이번 그랑프리 2그룹 대진방식은 12개 팀이 4개국씩 조를 이뤄 3주 동안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경기를 벌인 뒤 상위 3개 팀이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해 개최국과 함께 최종순위를 가린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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