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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러시아 리스크’… 바람 잘 날 없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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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러시아 리스크’… 바람 잘 날 없는 트럼프

입력
2017.07.1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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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보안대’ 협의 후폭풍

“푸틴은 믿을 만한 파트너 아냐”

야당은 물론 여당까지 거센비판

트럼프 “코미 기밀 유출” 역공

장남 ‘러 인사’ 접촉도 논란

작년 힐러리 타격주기 위해 회동

“정보 얻어내지 못했다” 해명에도

언론들 ‘러 대선개입 시인’ 평가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러시아 리스크’에 휘말리고 있다. ‘1차 위기’였던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지난달 의회 증언을 힘겹게 넘어서자마자 미ㆍ러 정상회담 후폭풍과 장남의 부적절한 러시아 접촉이 밝혀지면서 궁지에 몰릴 처지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 주류언론은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이 지난해 6월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에 타격을 줄 정보를 얻기 위해 러시아 인사와 만난 사실을 폭로했다. 또 미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사이버 보안대’ 창설을 협의한 것을 문제 삼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푸틴 대통령과 나는 뚫을 수 없는 철옹성 같은 ‘사이버 보안대’를 조직해 선거 해킹을 비롯한 다른 많은 나쁜 일로부터 보호되고 안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적었다.

그러자 야당은 물론, 여당인 공화당에서조차 적성국인 러시아와 국가안보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느냐는 공격이 쏟아졌다. 하원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애덤 쉬프(캘리포니아) 의원은 CNN과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사이버 보안대’와 관련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아니다. 매우 위험하고 순진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던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 “푸틴은 절대로 믿을만한 동맹이나 신뢰할 수 있는 건설적인 파트너가 아니다”면서 “이 문제에 관해 푸틴과 협력하는 것은 ‘화학무기기구’를 놓고 (시리아의) 아사드와 협력하는 것과 흡사하다”고 우려했다. 린지 그레이엄(공화ㆍ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 역시 미ㆍ러 정상회담을 ‘재앙’이라고 혹평하고, 사이버 보안대에 대해서도 “가장 멍청한 아이디어”라고 공격했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NBC뉴스 캡처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NBC뉴스 캡처

이 와중에 장남이 대선에서 러시아로부터 클린턴 후보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고 시도한 사실까지 시인,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아버지의 대선 후보 지명 2주 후인 지난해 6월 9일 러시아 당국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변호사 나탈리 베셀니츠카야와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회동했다. 러시아 측이 클린턴에게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정보를 주기로 약속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진 만남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폴 매너포트 전 선거대책본부장이 동석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보도를 반박하기 위해 ‘베셀니츠카야 변호사가 의미 있는 정보를 내놓지 못했다’는 해명자료를 내놓았으나 오히려 트럼프 캠프가 정보를 얻으려 러시아와 적극적으로 접촉했던 정황을 실토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워싱턴포스트는 “숨이 막힐 정도로 놀라운 시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날 아버지처럼 영화 ‘탑건’을 편집해 트럼프 대통령이 조종하는 전투기가 CNN 로고가 새겨진 전투기를 격추하는 패러디 동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거센 비난을 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뒤늦게 역공에 나섰다. 그는 10일 트위터에 “제임스 코미는 언론에 기밀정보를 유출했다. 매우 불법적”이라고 썼다. 보수성향 폭스뉴스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나눈 대화를 기록한 코미 전 연방수사국장(FBI)의 메모가 “4개는 3급비밀, 2개는 2급비밀”이라고 보도하자 반격 모드로 돌아선 것이다. 그는 앞서 “사이버 보안대 논의는 내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한 발 물러선 듯한 태도를 보였다.

G20 정상회의에서 귀국하자마자 러시아 관련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9일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트위터 게시물 일부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모두 11개의 게시물을 올려 야당과 언론의 공격을 반박했다.
G20 정상회의에서 귀국하자마자 러시아 관련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9일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트위터 게시물 일부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모두 11개의 게시물을 올려 야당과 언론의 공격을 반박했다.

“미러 사이버 협력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니키 헤일리 유엔대사)”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미국의 대 러시아 제재 조치는 계속될 될 것(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 정부 각료들도 ‘러시아 2차 리스크’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푸틴에게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을 강하게 추궁했으며 이를 부인한 푸틴 대통령 주장도 믿지 않고 있다”고 소개했다.

워싱턴=조철환 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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