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ㆍ안산 등 불리한 여건 딛고
김 수확으로 1인당 4억원 소득
전남 이어 생산량 전국 2위 목표
해삼ㆍ새꼬막 등 다양화에도 박차
경기 서해안이 양식 시대를 새롭게 열고 있다. 화성 안산 등 경기 서해안은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하고 면적이 상대적으로 협소해 양식의 사각지대로 불렸으나 최근 김과 새꼬막, 해삼 양식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0일 경기도에 따르면 1980년대부터 소규모로 김 양식을 해온 경기 서해안 어민들은 지난 수확기(지난해 9월~올 4월) 1,689㏊의 어장에서 556만속(1속은 김 100장)의 김을 수확해 320억 원의 소득을 올렸다. 총 72명의 어민들이 1인 당 4억4,400만 원의 고소득을 올린 것이다.
경기도가 김어망 및 영양제, 육상채묘시설 등을 지원한 것도 소득증대에 한 몫 했다. 특히 수퍼김 종자 보급으로 올해 김 생산량은 지난해(320만속)보다 246만속이나 증가했다.
경기 서해안 김 양식 활성화 소식이 퍼지자 벌써 안산지역은 19명의 신규 어민이 전입했고 화성지역도 10여 명이 새로 양식에 뛰어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기도는 2020년까지 경기 서해안의 김 생산량을 전남에 이어 전국 2위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새꼬막과 해삼도 경기 서해안의 새로운 양식 자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도 해양수산자원연구소는 최근 충남 태안 양식장에서 생산된 어린 해삼 4만 마리를 안산시 풍도 마을어장 내 해삼어초 2,700개에 투입, 정착시켰다.
2014년부터 화성 국화도 마을어장에서 해삼 시험 양식에 나선 연구소는 평균 1~2g이었던 해삼이 2015년 약 70g까지 컸고, 지난해 6월 채취 때는 100~200g까지 성장한 것을 확인했다. 어민들은 지난해 해삼 1.4톤을 건져 올려 2,000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연구소는 올해 시험결과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국화도와 안산 풍도를 제외한 다른 섬 지역과 어촌계 마을어장 등을 대상으로 해삼 양식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해삼 생산량은 약 2,000톤으로 경남과 충남이 전체의 70~80%를 차지하고 있다. 경기도는 돌기가 많고 큰 건해삼을 중국에 수출할 경우 1㎏당 수백만 원을 호가해 중국을 겨냥한 고품질 해삼종자 생산과 가공 연구에 나설 계획이다.
도는 또 지난 달 길이 2.2㎝, 무게 2.8g의 어린 새꼬막 4.4톤을 화성 백미리와 매향2리, 안산 행낭곡 등 서해안 갯벌 3곳에 살포해 경제성 연구에 나섰다.
앞서 2015년부터 화성시 제부도에서 새꼬막 시험 양식에 나선 연구소는 새꼬막이 양식 6개월 후 4배(약9g), 18개월 후 6배(12g)로 성장해 주산지인 전남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생존율도 66%에 달해 양식이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파악했다.
도는 내년부터 경기 서해안 어민들이 새꼬막 양식에 본격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도 내 새꼬막 양식 가능면적은 300ha로, 도는 양식 성공 시 2,000톤 정도 생산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도내에 새꼬막과 해삼을 양식하는 어가는 없다.
경기도는 이밖에 1990년대까지만 해도 전국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던 가리맛조개의 회복 가능성도 연구 중이다.
김동수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장은 “경기 서해안은 양식 여건이 타 지역에 비해 열악해 바지락 정도만 생산됐다”면서 “하지만 고품질 양식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새로운 양식 자원을 계속 준비해 신 양식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범구기자 eb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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