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화물업체로부터 업무지휘를 받는 화물차주들을 근로자로서 보호하지 않는 것은 차별이라고 판단, 노동3권 등을 보장하라고 권고했지만 해당 업체들이 이를 거부했다.
인권위는 10일 효성그룹 소속 엔에이치씨엠에스와 협력사인 화물업체 에스엔로지스가 지입차주들 계약의 존속보호(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한 해고금지)과 노동3권, 연차휴가 등을 보장하라는 지난 1월 권고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지입차주는 개인 소유 화물차를 화물업체 명의로 등록한 뒤 해당 업체에서 업무 지휘를 받으며 일하는 화물차주를 의미한다. 서류상 개인사업자라는 이유로 노동법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에스엔로지스는 인권위에 “계약기간 만료 시 무조건 계약을 존속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지입차주들의 노조가 결성되지 않아 이를 계약에 반영하기는 어렵다”고 권고 거부 이유를 밝혔다. 엔에이치엠에스 역시 “당사 직원이 아니라서 적절한 휴일, 휴가 보장은 어렵다”고 했다. 인권위 권고는 해당 업체가 받아들이지 않아도 법적 강제성이 없다.
앞서 지입차주들은 2015년 5월 업무에 대한 구체적인 지휘ㆍ감독을 받았음에도 형식상 개인사업자라는 이유로 근로기준법에 제한을 받고 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는 “두 회사가 지입차주를 사실상 근로자로 사용하며 편익을 얻으면서도 그 책임을 부담하는 데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근로자 보호를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