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 학회서 만든 교육 콘텐츠
중고생들이 ‘진짜’ 궁금해 하는
학과정보ㆍ교우관계 등 알려줘
대학생 크리에이터 양성소
MCN ‘유니브’ 하반기 설립
“제 2, 3의 연고티비 탄생해
다양한 대학이야기 전했으면”
대학생 영상 전문 제작공급자(크리에이터)를 양성해 수익을 나누는 다중채널네트워크(MCN)가 하반기 설립된다. 연세대와 고려대 학생들이 지난해 6월 26일 의기투합한 유튜브 교육채널 ‘연고티비’의 야심 찬 계획이다.
창립 갓 1년을 넘긴 연고티비는 중고등학생 대상 콘텐츠를 제공해 왔다. 이름에서 짐작하듯, 연세대 고려대 학생 10여명으로 꾸려져 있다. 대표 정재원(23ㆍ연세대 산업공학과)씨는 9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종종 ‘학벌지상주의’ 논란에 휩싸이기도 하는데, 단지 연고대 연합 창업학회 프로젝트에서 (사업이) 시작됐을 뿐이니 오해하지 말아달라”며 “1인 방송이 각광받고 있지만 교육을 다루는 콘텐츠는 많지 않다는 사실에 착안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연고티비는 “중고등학생들이 진짜 궁금해 하는 걸 알려주자”는 목표를 담아 10개 남짓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전공 소개 코너 ‘4년’이 대표적이다. 정씨는 “각각 전공이 무엇을 가르치고 어떤 직업과 관련 높은지 생각보다 많은 학생이 모르더라”라며 “이번 여름방학엔 오프라인 전공캠프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인터넷강의를 리뷰해주는 ‘대리인’ ▦입시정보를 소개하는 ‘100초 입시’ ▦공부비법 등 각종 팁을 알려주는 ‘연고티처’ 등도 알차다.
학생들과의 소통도 활발하다. 라이브방송 ‘연고대답’에선 질의응답을 하기도 하는데 “고등학교에서 친구를 못 사귀면 어쩌죠” 같은, 어른들 듣기엔 ‘싱겁다’ 싶은 고민도 대환영이다. 3월부터는 팬 미팅 커뮤니티 ‘연결고리’를 개설해 문답이나 고민 나눔뿐 아니라 방송에 대한 반응도 즉각 올리고 있다. 세 번째 수능을 준비 중인 한 학생은 “연고티비 운영진이 공부하는 모습을 촬영한 ‘공부방송’이 너무 좋았다”며 “외로움이 가장 큰 고통이었는데, 옆에서 같이 공부해주는 것 같아 긴장도 되고 집중도 잘 되는 것 같다”고 했다.
내용은 다양하지만 원칙은 한결같다.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이지 않을 것.’ 정 대표는 “1인 미디어 영향력에 비해 규제가 부재한 상황이라, 어떻게 하면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들지 골몰하는 크리에이터가 늘고 있는데 ‘우리만은 그러지 말자’는 구성원들 합의가 있었다”고 했다. “가치 있는 콘텐츠라면 건강한 방법으로도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물론 있었다.
연고티비는 바쁜 1년을 보냈다. 지난해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창업지원기업으로 선정(10월)됐고, 서울지역 대학생 창업동아리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수상(11월)했다. 올해 1월에는 유명 크리에이터가 다수 속해있는 CJ E&M DIATV와 파트너 계약을 맺었고, 유수 기업들(LG전자, 이베이코리아)과 함께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3월 팬 미팅은 경쟁률 5대 1로 꽤 치열했다. 그 사이 연고티비를 정기적으로 챙겨보는 사람은 5만7,000명(6일 기준)을 넘어 섰고, 누적 조회 수도 710만건을 기록했다.
하반기는 더욱 분주해질 전망이다.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대학생에게 영상장비를 빌려주고, 촬영 편집 유통 등 각종 노하우를 공유하는 MCN ‘유니브’(YOUNIV) 설립을 앞두고 있기 때문. 정 대표는 “현재 투자를 유치 중”이라며 “다른 대학교 학생들도 각각 학교 이름을 내건 ‘OO티비’를 만들 수 있어 중고등학생들이 더욱 다양한 대학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통로를 갖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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