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후 1년 미만의 영아가 결핵균에 노출될 경우 성인보다 중증 결핵으로 발전할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질병관리본부가 서울 노원구 모네여성병원 결핵역학조사 대상자를 위해 만든 설명자료에 따르면 결핵균 감염 후 실제 결핵으로 발전될 가능성은 성인은 5~10%지만, 12개월 미만 영아는 50%인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력이 약한 영아들은 결핵 관련 중증 질환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핵성 수막염과 속립성 결핵으로 발전할 확률에서도 성인은 0.5% 이내지만 영아는 10~20%인 것으로 집계됐다. 결핵성 수막염은 결핵균이 뇌를 둘러싸고 있는 수막으로 이동해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며, 속립성 결핵은 결핵균이 전신으로 퍼져 폐ㆍ간ㆍ신장 등에 병변을 일으켜 심하면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다.
보건당국은 모든 잠복결핵(결핵균에 노출돼 감염 됐으나 실제 결핵으로 발병 하지 않은 상태) 확진 영아에게 약물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표준치료 완료 시 결핵 발병을 60~90% 가량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일부 보호자들이 부작용을 우려해 치료를 꺼리지만 항결핵제 부작용은 영아가 성인보다 적게 나타난다”라며 “중증 질환으로 발전할 확률이 높은 만큼 잠복결핵 단계에서 치료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설명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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