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훙중 톈진시 당서기와 회동
리 “산업 체질 업그레이드 기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중국 톈진(天津)에 화학 반도체 바이오 추가 투자를 모색하고 있다.
9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7일 톈진시 영빈관에서 리훙중(李鴻忠) 당서기, 왕둥펑(王東峰) 톈진시장 등과 석유화학, 정보통신ㆍ반도체, 친환경 에너지, 바이오ㆍ의료 분야의 투자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리 당서기가 후베이(湖北)성 당서기로 재직할 때 SK와 맺었던 우호적 협력 관계가 톈진에서도 이어지길 바란다”며 “SK가 인공지능과 반도체, 배터리, 액화천연가스(LNG),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강점을 가진 기업인 만큼 서로에게 성장동력원이 되는 사업 기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리 당서기는 “톈진은 물류에서 하이테크 중심으로의 산업구조 전환, 석유화학 산업의 현대화, 친환경ㆍ신재생에너지 개발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며 “SK가 톈진의 산업 체질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화답했다. 특히 베이징(北京)-톈진-허베이(河北) 등 중국 수도권을 대단위로 개발, 정비하는 ‘징진지(京津冀)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리 당서기는 “SK가 정보통신과 친환경에너지, 건설 분야 노하우를 활용해 명품도시를 구축하는 데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최 회장은 “우시(無錫) 하이닉스 공장과 우한(武漢) 중한석화에 이어 톈진에서도 또 하나의 성공 스토리를 만드는 방안을 연구하겠다”고 약속했다.
최 회장과 리 당서기는 한ㆍ중 글로벌 협력의 대표 사례 중 하나로 꼽히는 중한석화를 함께 성공시킨 인연이 있다. SK종합화학과 중국 시노펙의 에틸렌 생산 합작사인 중한석화는 2014년 상업생산에 들어갔는데, 당시 리 당서기가 공장 소재지인 후베이성에 재직하고 있었다. 최 회장이 2006년부터 10년 가까이 공을 들인 중한석화는 2015년부터 해마다 3,000억~4,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다.
한편 최 회장은 이날 한국고등교육재단과 중국 난카이(南開)대가 개최한 ‘톈진포럼 2017’에도 참석했다. 개막식 축사를 통해 최 회장은 “도시의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발전이 더 중요한 시점”이라며 “정부와 민간기업, 시민사회가 경제 모델과 산업 조정, 사회 거버넌스, 환경보호 정책 등을 조율해 삶의 질과 행복을 증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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