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와 한글을 혼동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글은 참 아름다운 말이다’, ‘한글이 비속어로 오염되고 있다’, ‘한국어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문자이다’라는 말 등이 그것이다. 이 경우에는 ‘한국어는 참 아름다운 말이다’, ‘한국어가 비속어로 오염되고 있다’, ‘한글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문자이다’라고 말해야 한다.
‘한국어’는 한민족이 쓰는 말인 데 비해 ‘한글’은 한민족이 쓰는 말을 글자로 표기하는 문자의 이름이다. 즉 ‘한국어’는 한민족이 입으로 말하는 음성언어인 데 비해 ‘한글’은 한민족의 말을 글자로 표기하는 문자언어이다. 이는 ‘영어’와 ‘알파벳’의 관계와 같은데, ‘영어’는 미국, 영국 등의 나라에서 사용하는 말인데 비해 ‘알파벳’ 혹은 ‘로마자’는 ‘영어’를 표기하는 문자의 이름이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기 전에도 우리 선조들은 우리말 즉 한국어를 사용했다. 다만 우리말을 적을 수 있는 고유의 문자가 없어 한자를 사용하다 보니 일반 백성들이 말을 글로 적을 수 없는 불편을 겪고 있었다.
이에 세종대왕은 훈민정음 서문에서 “나랏말이 중국과 달라 문자 즉 한자와 서로 맞지 않으니 이런 이유로 백성들이 말하고자 할 바가 있어도 제 뜻을 문자로 나타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 이를 불쌍히 여겨 새로 스물여덟 자모를 만드니 모든 사람마다 이것을 쉽게 익혀 편히 사용하게 하고자 할 따름”이라고 말하며 훈민정음을 창제했다.
훈민정음은 20세기 이후 ‘한글’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현재는 기본 자모 24개(자음 14개, 모음 10개)에 쌍자음 5개, 이중모음 11개를 더해 총 40개의 자모로 사용되고 있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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