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전선의 영향으로 곳곳에서 폭우가 쏟아지면서, 관광객이 급류에 휩쓸리고 물에 잠긴 닭들이 폐사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본격 장마에 접어든 지난 7일 0시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경기 포천시(영북) 221.5㎜, 강원 양구군(방산) 198㎜, 강원 철원군(양지) 181㎜, 강원 인제군(서화) 170.5㎜, 경기 연천군(신서) 140.5㎜, 충남 서산시 88.5㎜, 대전 83.0㎜ 등을 기록했다.
수도권 지역에선 별다른 피해가 접수되지 않았지만, 비가 집중된 충청과 강원 지역에 비 피해가 집중됐다. 이날 오전 11시 23분쯤 충북 진천군 소재 관광지인 ‘농다리’를 건너던 2명이 급류에 휩쓸려 100m 이상 떠내려갔다가 119구조대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다. A(22)씨와 B(33)씨는 가벼운 저체온 증상을 보였으나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짧은 시간 동안 거센 빗줄기가 강타한 충남 부여군 서동연꽃축제 현장(궁남지 일대)에선 보행로에 물이 넘쳐 행사장 출입이 한때 통제되고, 프로그램도 축소 운영됐다.
강원 인제군 용대리의 한 계곡에서도 16명이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1시간 30여분만에 모두 구조됐다. 이 밖에도 주택에 물이 들어오거나 나무가 도로에 쓰러지는 등의 사고가 이어졌다.
농가 피해도 잇따랐다. 충남 논산시 은진면에서는 닭 600마리가 물에 빠져 죽었고, 수박과 토마토 등을 재배하는 비닐하우스가 대거 침수돼 한해 농사를 그르치기도 했다. 충남의 한 농업인은 “지독했던 가뭄은 어느 정도 해갈됐지만, 게릴라성 폭우로 인한 피해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적당한 날씨’가 하루도 없어 답답한 심경”이라고 전했다.
기상청은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아 9일과 10일 전국이 흐리고 비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기상청 관계자는 "호우특보는 모두 해제됐지만, 내일까지 전라도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며 "산사태와 침수 피해, 야영객 안전사고 등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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