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본 투자자 464명, 120억원 나눠 받을 예정
2005년 증권집단소송제 도입 후 첫 확정판결
주가연계증권(ELS)을 매입했다가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도이체방크 상대 집단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한국투자증권 부자아빠 주가연계증권 제289회(한투289ELS)’ 상품 투자로 약 25% 손실을 보고 소송에 참여한 투자자 464명은 당초 소송가액에 지연이자가 붙은 120억원을 투자비율에 따라 나눠 갖게 된다.
서울고법 민사10부(부장 윤성근)는 7일 도이체방크 측이 항소취하서를 제출해 원고 전부 승소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2005년 ‘증권집단소송제도’ 도입 후 처음 나온 확정판결이다. 이 제도는 주가조작이나 허위공시 등으로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은 경우 대표 당사자가 소송을 내 이기면 나머지 투자자들에게도 효력이 미친다. 단 소송 참여 거부를 밝히면 제외된다.
한투289ELS는 만기 평가가격 결정일에 KB금융 보통주 주가가 5만4,740원 이상, 삼성전자 보통주 주가가 42만9,000원 이상일 때 수익금을 받는 상품이다. 그런데 도이체방크가 2009년 8월 장 마감 직전 KB금융 주식을 낮은 가격에 대량 매도하면서 종가가 하락해 조건 충족이 무산됐고 결국 투자자 손해로 이어졌다.
이에 투자자들은 2012년 소송을 냈고, 올해 1월 1심 재판에서 6명이 도이체방크를 이겼다. 당시 재판부는 “이 사건 주식 매도 행위는 자본시장법이 금지하는 시세조종 내지 부정거래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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