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병 오해와 진실 Q&A
대장균에 감염 식중독의 일종
HUS로 이어지면 콩팥 이상
9세 이하 아동 발병 확률 높아
정말 햄버거를 잘못 먹으면 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리는 걸까. 다른 고기는 괜찮은 걸까. 4세 여아가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은 뒤 신장 투석까지 받게 됐다는 피해자 가족의 주장이 나오면서 이른바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HUS에 대한 우려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한국일보는 7일 이하정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조은희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 안만호 식품의약품안전처 대변인의 도움으로 HUS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문답으로 살펴봤다.
_HUS는 어떤 병인가.
“HUS는 식중독의 일종인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의 합병증이다.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만 걸리면 구토와 설사 등 식중독 증세만 나타나지만, HUS로 이어지면 콩팥(신장)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 HUS의 치사율은 3~5%로 알려져 있다.”
_정말 햄버거를 먹으면 HUS에 걸릴 수 있나.
“가능성이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1982년, 1993년에 덜 익은 햄버거 패티로 인한 HUS 집단 발병이 나타나기도 했다.”
-왜 햄버거 패티가 문제가 되나.
“동물의 몸, 특히 장 부위에는 대장균이 다량 서식한다. 해체ㆍ조리 과정에서 장에 있던 대장균이 칼이나 도마 등을 통해 근육 부위에 옮겨 붙을 수 있다. 특히 햄버거 패티는 고기를 분쇄하고 뭉치는 과정에서 외부의 대장균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는데, 냉동 보관되는 패티는 충분한 해동을 거치지 않은 채 조리하면 안쪽이 설익어 대장균이 살아남을 수 있다.”
_HUS를 유발하는 건 햄버거 패티 뿐인가.
“아니다. 대장균에 오염된 물이나 채소, 샐러드를 먹고 HUS에 걸리기도 한다. 2011년 독일에서 한번에 600여명이 HUS에 걸렸는데, 새싹 채소가 원인이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테이크는 붉은 기운이 남을 정도로 살짝 익혀 먹기도 하는데.
“스테이크는 근육 부위라서 대장균 자체가 많지 않다. ‘레어’로 굽는다 해도 최소한 표면은 전체적으로 가열하기 때문에 대장균이 대부분 파괴된다.”
_어린이만 문제가 되나.
“의심환자 기준으로 볼 때 9세 이하 어린이의 발병 확률이 높은 게 사실이다. 면역력 차이에서 비롯한다는 해석이 있다. 그렇다고 어른도 HUS에 안 걸리는 건 아니다.”
_그렇다면 햄버거 섭취를 중단해야 하나.
“무작정 겁낼 필요는 없다. 식약처는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맥도날드와 버거킹 등 대형프랜차이즈에서 햄버거 제품을 수거해 장출혈성대장균 등 병원균 검출 여부를 조사했는데, 전부 ‘적합’ 판정이 나왔다. 먹어도 문제가 없을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단, 샘플 조사라는 한계는 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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