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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처럼 민중의 힘으로 한반도 평화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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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처럼 민중의 힘으로 한반도 평화 찾아야”

입력
2017.07.0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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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평화활동가 린디스 퍼시씨 제주 찾아

강정주민들과 제주해군기지 반대 활동 벌여

“지난해 한국 국민들의 촛불집회는 정말 대단했다. 한반도의 평화 역시 민중들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제주해군기지는 이미 완공됐지만, 언젠가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

영국 출신의 반미평화활동가인 린디스 퍼시(76·여)씨는 7일 오후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강정주민들과 함께 해군기지 철수를 요구하는 인간 띠잇기 행사에 참여해 이같이 말했다.

7일 오후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영국 출신의 반미평화활동가인 린디스 퍼시씨가 거꾸로 된 성조기를 들고 강정주민들과 함께 해군기지 철수를 요구하는 인간 띠잇기 행사를 벌이고 있다. 서귀포=김영헌 기자.
7일 오후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영국 출신의 반미평화활동가인 린디스 퍼시씨가 거꾸로 된 성조기를 들고 강정주민들과 함께 해군기지 철수를 요구하는 인간 띠잇기 행사를 벌이고 있다. 서귀포=김영헌 기자.

그는 “수년전부터 강정 주민들의 제주해군기지 반대투쟁에 대한 소식을 영상과 사진으로 계속 접해왔는데 완공된 제주해군기지를 직접 보니 참담하고 충격적”이라며 “영국에도 곳곳에 주둔 중인 미군이 만들어 낸 상황과 아주 비슷하며, 전 세계가 미국이 구축한 군사망으로 점령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린디스씨는 거꾸로 된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들고 나와 행사에 참여했다. 그는 거꾸로 된 성조기를 들어 보이며 수십년간 벌여 온 반미투쟁의 상징이라고 소개했다. 영국 법원으로부터 이 성조기를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한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사드 배치 소식을 듣고 한국에 오기 전 ‘사드 철수’를 쓴 거꾸로 된 성조기를 준비해 왔다”며 “제주해군기지와 사드 배치는 미국이 전 세계에 벌인 끔찍한 일 중 하나”라고 성토했다.

환수복지당 초청으로 지난달 27일 한국을 찾은 그는 2주간에 걸쳐 용산, 평택 오산, 양구, 옥천, 광주 망월동, 군산, 인천, 민통선, 제주, 성주 등 전국 15곳의 평화시위 현장을 둘러보는 평화기행을 진행하고 있다. 빡빡한 일정에 지칠 만도 하지만 그는 이날 강정주민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춤을 추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는 1990년대 초 자신이 살고 있는 인근 지역인 멘위스힐에 있는 영국 공군의 그리넘 코먼 기지에 핵탄두가 장착된 미군의 크루즈 미사일 반입을 저지하는 주민 시위에 참여하면서 평화운동가로 변신했다. 이어 ‘카브’(CAABㆍCampaign for the Accountability of American Bases, 미군기지 감시 캠페인)'를 결성해 영국 내 미군기지에 대한 감시활동과 반대의 목소리를 주도해왔다. 그 과정에서 그는 500번 이상 경찰에 연행됐고, 15차례나 구속됐다. 비폭력 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폭력진압에 한쪽 귀의 청력을 잃기도 했다.

그는 “영국에 돌아가서도 미군 반대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며, 강정마을과 한국의 상황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 연대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거칠고 힘든 투쟁이겠지만 끝까지 함께 해 나가자”고 강정마을주민들에게 연대와 지지를 약속했다.

서귀포=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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