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호텔 신축 기간과 겹쳐”
공사비 빼돌려 쓴 혐의 수사
경찰이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자택 공사 관련 비리 혐의를 포착해 7일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해 인천 그랜드하얏트호텔 공사 관련 자료와 세무자료, 계약서 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대한항공이 2013년 5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조 회장의 종로구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 비용 중 상당액을 인천 그랜드하얏트호텔 신축공사비에서 빼돌려 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배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인천 그랜드하얏트호텔은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100% 자회사 칼호텔네트워크가 소유하고 있으며, 하얏트호텔이 위탁경영 중이다.
경찰은 대한항공이 조 회장 자택 공사와 인천 그랜드하얏트호텔 신축공사(2012년 1월~2014년 8월)가 겹쳐 진행된 점을 이용해 이 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일부 대기업 회장의 자택 인테리어 공사를 담당했던 업체 세무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해당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자료 분석이 끝나면, 경찰은 공사비 지출에 관여한 회사 관계자들을 차례로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개인이 지출해야 하는 개인 자택 공사비용을 호텔 공사비에서 충당한 혐의가 있어 수사 중”이라며 “문제가 된 비용 총액은 아직 정확히 특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측은 본사 압수수색 소식이 알려지자 “향후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자체적으로도 진상을 파악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