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나생명 설문서 아시아태평양 13개국 중 최하위 추락
한국인의 삶의 질을 측정한 ‘웰빙 지수’가 1년 만에 크게 하락하며 아시아 태평양지역 13개 주요 국가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라이나생명보험의 모그룹인 글로벌 헬스서비스기업 시그나 그룹이 7일 발표한 ‘시그나360°웰빙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의 웰빙 지수는 53.9점으로 조사대상 13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평균(62.3점)보다 크게 낮고 한국의 2015년 지수(60.7점)와 비교해도 대폭 하락한 수준이다.
국가별로는 인도(73점), 태국(62.5점)이 최상위를 차지했다. 한국을 비롯해 싱가폴(59.4점ㆍ10위), 홍콩(58.6ㆍ11위) 등 아시아권에서 경제적으로 발전한 국가들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경제발전 정도와 관계없이 삶을 바라보는 인식 차이에 따라 웰빙에 대해 느끼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은 특히 재정 분야에서 전 연령대가 부정적 답변을 내놓았다. 은퇴 후 재정지표(43.5점)에서는 조사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또 91%는 은퇴 후에도 사회활동을 하고 싶다고 밝혔는데 가장 큰 이유는 재정적 문제(73%)였다. 이는 사회안전망이 부실한 상황에서 은퇴 후 생활을 영위하는데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년의 의료비도 부담으로 나타났다. 50대와 60대 의료비용 차이는 세계 평균이 90달러(10만4,000원)였지만 한국의 경우 239달러(17만6,000원)로 큰 격차를 보였다. 또 60대의 의료비용 지출은 881달러(101만7,000원)로 조사대상국 평균(572달러ㆍ66만원)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사회생활 중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지 못하다가 은퇴 후에야 건강을 돌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지수는 시그나그룹이 지난해 12월 한국 중국 홍콩 등 주요 아시아 태평양지역과 영국 스페인 등 일부 유럽 국가 1만4,000명을 대상으로 신체건강, 사회관계, 가족, 재정상황, 직장 등 5가지 부문에 대한 인식을 설문한 결과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한국의 극심한 경제, 실직, 취업난으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반영돼 전반적인 웰빙 수준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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