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 사건 마무리 되면 통합, 연정 논의해야”
민주당 열성 지지자들 “어차피 없어질 당” 반발
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민의당 조작 사건이 마무리 되면 통합이나 연정에 대해 여러 의논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고 발언했다가 곤혹을 치르고 있다. 민주당 열성 지지자들이 “국민의당은 어차피 없어질 당인데 뭐 하러 손을 내미냐”고 발끈하면서다. 우 전 원내대표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항의 글이 폭주하면서 현재는 마비된 상태다.
우 전 원내대표는 6일 광주MBC 라디오 ‘시선집중 광주’에 출연해 ‘국민의당 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해 “안 전 대표나 당 지도부가 조작을 지시했거나 관여했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지만, 정치적 책임은 분명히 있는 만큼 그런 책임을 져야 하고 검찰은 엄정히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아들과 관련한 조작이고 정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특히 호남은 그 동안 정치공작의 희생자였다는 측면에서 이번 사건은 어떤 식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고, 특히 ‘잘 몰랐다’ ‘조작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문제 없다’고 얘기하는 것은 (국민이나 지역) 정서에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우 전 원내대표는 “당이 시끄러워질 것을 우려하는 분들도 있지만 그건 내부에서 녹이고 국민을 생각하면 합칠 때가 됐다”며 “힘을 합쳐서 민생과 개혁을 같이 이루면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반발이 거세다. 우 전 원내대표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국민의 당과 합당하고 싶으면 국민의당으로 가세요” “대통령 뜻에 맞춰가야 할 중진이 내부총질을 하느냐?” “국민의당은 어차피 없어질 당인데 뭐하러 재활용하려는가” “더불어민주당 흔들지 마시오” 등등의 항의글이 쇄도하고 있다.
우 전 원내대표의 진보 개혁 진영 통합은 오래된 구상이다. 우 전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표이던 2월에도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지금의 4당 체제는 극복돼야 한다. 국민의당은 국민의 선택을 통해 교섭단체가 되었기 때문에 존중돼야 한다”며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힘을 합쳤을 때 정권교체가 확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라며 국민의당과의 통합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