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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메르켈, 미국 대체할 새 리더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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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메르켈, 미국 대체할 새 리더 될까

입력
2017.07.06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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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서 행보 주목

트럼프 취임 후 미 고립주의 빠져

반 트럼프 연대 새 질서 정립될 듯

언론 “세계 투표하면 메르켈 당선”

5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행진하고 있다. 함부르크=EPA 연합뉴스
5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행진하고 있다. 함부르크=EPA 연합뉴스

새로운 ‘글로벌 리더십’의 출현을 목도하게 될 것인가.

7, 8일(현지시간) 이틀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맞아 무주공산 상태인 국제사회 지도자의 자리를 누가 차지하게 될지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기후변화, 경제회복, 4차 산업혁명 등이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지만 외신들은 하나같이 G20 현장에서 윤곽이 드러날 ‘포스트 미국 중심 국제사회’ 리더십의 탄생 현장을 주시하고 있다.

2008년 G20 정상회의의 첫 개최 이후 글로벌 이슈 논의를 이끌어 온 국가는 누가 뭐라 해도 미국이었다. 그러나 올해 1월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 정책’을 표방하면서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그는 지구촌 문제의 공동 해결을 주도하는 글로벌 리더의 역할을 포기한 채 미국의 이익만 좇는 ‘고립주의 노선’을 걷고 있다. 중국과 독일 등을 향한 무역전쟁 선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 등이 대표적이다. 각국 지도자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반(反) 트럼프 연대’ 가 구축됐다.

때문에 이번 G20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환대받지 못하는 외톨이가 될 공산이 크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의 대러 제재를 비웃듯, 지난 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110억달러 투자를 약속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유럽의 운명은 우리 손으로 결정하겠다”며 미국과의 동맹에서 이탈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관련, 국제사회의 대북압력 강화를 이끌어내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도 미지수다.

G20 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반대’ 깃발 아래 새로운 국제질서가 정립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과연 누가 이러한 흐름을 주도해 나갈 것인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가장 유력한 인물로는 역시 G20 의장국인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다. 그는 5일 독일 매체 ‘디 차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세계화에 대해 미국은 ‘윈-윈’이 아니라 ‘승자와 패자’를 나누는 것으로 보지만, 소수만 경제발전 혜택을 봐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우리는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협력 가능성을 검토한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최근 미국과의 밀월관계가 깨진 중국의 시 주석과도 이날 정상회담을 갖고 “독일과 중국이 이제 막 새로운 시작을 하려 한다”며 양국 간 협력 확대를 약속했다.

서방 언론도 메르켈 총리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독일과 중국의 ‘새로운 친밀감’은 이번 주말 G20 회의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며 “메르켈 총리는 서방동맹과 ‘반트럼프’ 사이에서 섬세하게 균형을 잘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니스트 가이디언 래크먼은 “만약 세계의 시민들이 지도자를 투표로 선출할 경우 메르켈 총리가 당선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한편 6일 폴란드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정간섭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모든 지역에서의 안정 저해활동과 시리아, 이란과 같은 적대정권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역설했다. 지난해 대선 기간 때부터 러시아와 관계 개선을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를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은 이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한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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