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구가 이제 소외론에서는 조금 벗어난 것 같습니다.”
박수범(56) 대덕구청장은 민선 6기 3년을 지나며 이룬 성과를 묻자 ‘소외론’ 이야기부터 꺼냈다. 민선시대 들어 대덕구는 국책사업이나 대전시 차원의 개발사업이 없어 주민들은 소외감을 토로했고 상급 자치단체인 시와 갈등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대덕구지역에서 규모 있는 주요 개발사업이 이루어졌던 것은 1993년 대전엑스포를 치르면서 국도 17호선 확장과 갑천도시고속도로 건설 뿐”이라며 “이 후에는 주민 삶과 직결되는 도시사회기반시설 유치가 전무했다”는 게 박청장의 지적이다.
박 청장은 “대전지역의 발전 과정을 구분하며 신도심, 원도심이라고 칭하지만 대덕구는 존재감이 없는 ‘무도심’이라고 자조할 정도”라며 “주민들의 개발욕구는 높아지고 있는데 그 동안 정치와 행정이 이를 충족시키지 못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구청장에 당선된 후 그는 소외론으로 불거진 대전시와의 불편한 관계를 ‘부드러운 협조’관계로 전환시켰다. ‘흰고양이든 검은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에서 ‘대화와 협치’를 선택한 것이다.
그는 “국방신뢰성 센터는 민선 출범 이 후 처음으로 공공기관을 유치한 사례”라며 “이 후 대전산업단지 리모델링사업 착공, 둔산과 연결되는 ‘한샘대교’ 발주 등 지역발전에 희망을 주는 사업들이 속속 추진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 대중교통 소외론을 촉발시켰던 도시철도 2호선 건설과 관련하여 스마트 트램 시범노선 유치, 오정역 환승역을 포함한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등 숙원사업도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스마트 트램 무산설이 흘러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법적인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시장 공약사항이니까 대전시가 알아서 잘 추진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스마트 트램 시범노선만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고 충청권 광역철도 회덕역과 연결시켜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청장이 남은 임기동안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은 연축지구 행정타운 개발이다. “연축지구 개발사업은 대덕구내 불균형 발전을 시정하는 의미도 있다”며 “현재 시에 도시관리계획 결정 입안을 요청해 놓은 상태로 2018년에는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충청권 광역철도 오정환승역 신설도 관심을 쏟는 부분이다. 도시철도 연계성 구축을 위해서는 반드시 2호선과 환승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서 경제성 검토를 진행하는 만큼 결과는 기다려봐야 한다”며 “하지만 오정환승역 신설을 위한 서명에 10만명이 참여할 정도로 주민들의 열망이 강한 만큼 좋은 결실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부문에서는 ‘섬김의 리더십’을 통해 직원들과 혁신에 매달렸다. 그는 직원들에게 ‘똑똑한 공직자보다는 현명한 공직자가 되어달라’고 주문했다. 직원들이 열심히 뛰어준 결과 공공기관 내부청렴도 평가에서 자치구 중 전국2위, 대전 5개구 중 4년 연속 1위, 부패방지시책평가 대전 5개구 중 3년 연속 1위 등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자랑했다.
격식을 차리지 않고 주민들과 어울리는 박 청장이지만 앞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주민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그는 요즘 아침에 일어나면 휴대폰 문자메시지와 구청 밴드 확인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주민들이 올리는 의견을 일일이 확인하고 답변도 준다. 문제가 있는 곳은 바로 현장 확인에 나선다. 그래서인지 그는 “주민이름대기 시합을 하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며 주민 밀착행정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박 청장은 “주요 사업들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려면 시와의 관계가 좋아야 하는데 요즘에는 일선 구청과 대전시와의 관계가 민선6기 초창기와 달라진 측면이 있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대덕구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구민들에게 큰 영향을 주는 시의 정책들을 구청장이 언론보도를 보고 아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며 “협치의 측면에서 이런 것은 즉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선의지를 굳이 숨기지 않는 그는 “내가 약하게 보여서 그런지 경쟁자들의 이름이 많이 거론되는 것 같다”고 웃으며 “경쟁자에 신경을 쓰지 않고 민선 6기 출범때 다짐했던 초심을 다잡아 나머지 1년을 지역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박수범 구청장 약력>
▦1960년 충북 옥천 출생
▦한밭대 기계공학과ㆍ한남대 행정학과 졸업
▦한남대 행정복지대학원 석사
▦3,4대 대덕구의원
▦5대 대전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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