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 위기 놓이자 후원자 도움 밀물
어린이 손편지에 아산시도 지원 가세
새 보금자리 마련해 이사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어요”
폐쇄위기에 놓였던 지역아동센터가 지역주민과 기업의 도움으로 되살아 났다.
6일 오후 2시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 나누미지역아동센터.
30도가 넘는 날씨에 10여명의 자원봉사자는 구슬땀을 흘리며 이삿짐을 날랐다.
나누미지역아동센터는 3년 전 14명의 저소득층 소외가정 아이들을 위해 개인이 설립, 지역아동의 방과후 배움터로 운영됐다.
설립 이후 아산시가 사회복지사를 배치하고 운영비 일부를 지원하고 후원자들의 십시일반 도움으로 농촌 아이들의 공부와 놀이방으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지난 4월 큰 어려움이 찾아왔다.
3년간 25평짜리 주택을 무상임대 해준 건물주의 개인사정으로 비워 줘야 하는 상황이 생긴 것이다. 이진숙 센터장은 백방으로 이전장소를 찾아 다녔다.
겨우 찾아낸 인접한 인주면 의용소방대 빈 창고마저 철거계획이 잡혀있어 결국 센터운영을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다.
센터가 폐쇄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이들은 “센터를 지켜달라”는 내용의 간절한 손편지를 복기왕 아산시장에게 보냈다.
아산시와 지역주민에게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각계에서 센터살리기에 나섰다.
지역기업 코닝정밀은 초록어린이재단을 통해 1,800만원을 후원했다. 같은 마을의 한 주민이 자신의 빈집을 5년간 무상으로 임대로 내놓았다. 인주면과 새마을지도자협의회도 후원자로 나섰다. 또 지역협동조합 형태로 운영하는 찻집 ‘공세리이야기’는 일일 찻집을 열어 후원했다.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새로 둥지를 옮긴 센터는 내부공사를 마치고 이날 입주했다.
이진숙센터장은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무사히 이사를 할 수 있게 됐다”며 “민간운영 아동센터의 한계가 있는 만큼 아이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배우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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