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효리 “작은 결혼식? 사실은 ‘초호화 결혼식’ 이었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효리 “작은 결혼식? 사실은 ‘초호화 결혼식’ 이었다”

입력
2017.07.06 17:12
0 0
5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서 가수 이효리가 “내 웨딩은 초호화 웨딩이었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MBC 방송화면 캡처
5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서 가수 이효리가 “내 웨딩은 초호화 웨딩이었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MBC 방송화면 캡처

“내 결혼식은 사실 ‘초호화 결혼식’이었다”

가수 이효리가 ‘작은 결혼식’으로 알려진 자신의 결혼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터놓았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이씨는 “자신의 결혼식을 ‘작은 결혼식’이라 말하는데 사실은 ‘초호화 결혼식’이었다”고 말했다. 개그맨 김국진이 이씨를 ‘작은 결혼식의 선구자’라고 부른 것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씨는 2013년 9월 제주도 자택에서 가수 이상순과 결혼식을 올렸다.

이씨는 자신의 결혼식이 “식장 크기나 하객 규모가 줄어들었을 뿐, 많은 비용과 노력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또한 “결혼식에 초대된 사람들에게 비행기, 숙소 비용을 모두 제공했다. 결혼식 현장에서는 유명 쉐프가 하객 취향에 맞게 요리했고, 유명 사진 작가가 직접 결혼식 사진을 찍었다”며 결혼식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이씨는 “진짜 ‘작은 결혼식’은 예식장에서 평범하게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5년 제주도에서 ‘작은 결혼식’을 올려 화제를 모은 방송인 김나영. 규모를 줄이고 결혼식 의미를 되새기는 ‘작은 결혼식’은 최근 결혼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김나영 인스타그램
2015년 제주도에서 ‘작은 결혼식’을 올려 화제를 모은 방송인 김나영. 규모를 줄이고 결혼식 의미를 되새기는 ‘작은 결혼식’은 최근 결혼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김나영 인스타그램
2015년 강원도 밀밭에서 작은결혼식을 올려 화제를 모은 배우 원빈-이나영 커플. MBC 방송화면 캡처
2015년 강원도 밀밭에서 작은결혼식을 올려 화제를 모은 배우 원빈-이나영 커플. MBC 방송화면 캡처

최근 규모를 간소화 하는 대신 취향에 맞게 결혼식을 꾸미는 ‘작은 결혼식’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효리를 비롯해 배우 원빈-이나영 부부, 방송인 김나영 등 유명 연예인들이 작은 결혼식으로 화제를 모았기 때문이다. 미혼 남녀의 선호도도 높은 편이다. 지난 5월 취업사이트 잡코리아가 직장인 74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혼 직장인 중 87.6%가 ‘작은 결혼식을 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선호 이유로는 ‘과도한 결혼식 비용 축소’가 33.4%로 1위를 차지했으며, ‘즐기면서 누리는 결혼식을 하고 싶어서’, ‘기존 결혼식이 허례허식처럼 느껴져서’가 각각 22.6%, 18.3%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작은 결혼식’의 현실은 ‘비용 축소’와는 거리가 멀다. 흔히 생각하듯 소규모 예식장에서 간소하게 결혼식을 치르려 해도, ‘작은 예식장’을 대관해 꾸미는 것부터 상당한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013년 한국 소비자원이 발표한 일반 결혼식 평균 비용과 웨딩업체의 ‘작은결혼식’ 상품 견적을 비교해본 결과, 일반 결혼식의 총 지출액은 1,053만원이었지만, 작은결혼식 총 지출액은 929만원으로 불과 124만원 차이가 났다. 축의금이 줄어드는 것을 생각하면 위험부담은 더 크다.

<표> 작은 결혼식과 일반 결혼식 비용 비교.
<표> 작은 결혼식과 일반 결혼식 비용 비교.

결혼식에 대한 인식 차이도 넘어야 할 산이다. ‘작은 결혼식’은 주례ㆍ폐백 등 기존의 결혼식 틀을 벗어나 예비부부가 직접 결혼식을 기획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때문에 기존의 대규모 결혼식에 익숙한 하객들과 문화 차이를 좁히는 과정에서 문제도 생겨난다. 하객 수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가족 및 친지들과 의견을 충분히 나눠야 한다는 점에서 ‘작은 결혼식’은 사진으로 보는 것 만큼 쉽지 않은것이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작은결혼식을 장려하는 내용의 공익광고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지난 3월 10일 공익광고협의회가 공개한 ‘결혼:행복의 시작’ 편은 결혼식 예복을 입은 부부가 혼수ㆍ예단 등 결혼식 비용이 적힌 허들을 뛰어넘는 장면이 나온다. ‘검소한 결혼이 가치있는 결혼’ 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광고를 본 네티즌들은 ‘작은 결혼식이 실제로 얼마나 비싼지 현실을 모른다’, ‘결혼을 안 하는 것은 비용이 아니라 각종 사회적 문제 때문이다’라고 비판했다.

때문에 ‘작은 결혼식의 원조’로 불리던 이효리가 자신의 결혼식을 둘러싼 환상을 스스로 깨뜨린 것은 주목할 만 하다. 이승신 건국대학교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작은 결혼식이 생겨난 이유는 ‘작다’의 의미가 생산자나 소비자들에게 왜곡돼서 알려졌기 때문”이라며 “작은 결혼식의 의미에 걸맞게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웨딩 환경이 조성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빛나 인턴기자(숙명여대 경제학부 4)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