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62) 대한체육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입후보와 관련해 “모든 절차를 밟았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6일 충북 진천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우리나라에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위원장 자격의 IOC 위원이 현재 없으니까 문체부가 나에게 빨리 IOC 위원 입후보를 신청해야 할 것 같다고 권유했다”면서 “일본도 있고, 중국도 있는데 우리는 2002년 이후에 없다”고 입후보 배경을 설명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16일 IOC 위원 입후보 신청서를 IOC에 제출했다. 체육회 이사회에서 NOC 대표 자격 IOC 위원 후보 추천 권한을 위임 받은 이 회장은 내부 검토를 거쳐 최종 판단하겠다고 말했으나 불과 8일 만에 스스로 IOC 위원으로 입후보해 ‘셀프 추천’ 논란을 불렀다. 절차상 하자는 없었으나 투명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탓에 비판에 휩싸였다.
이 회장은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 박용성 전 IOC 위원, 이연택, 김정행 전 체육회장과 두 차례씩 만나 논의한 끝에 IOC 위원이 되든, 안 되든 일단 IOC 위원 입후보 신청을 해야 한다는 말씀을 들었다”며 “문체부에서도 신청서를 내라고 해 NOC 위원장 자격으로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 IOC 위원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유승민 선수위원 2명이다. 하지만 이 회장은 병환으로 정상적인 IOC 위원 활동이 불가능하고 유 위원은 8년 임기의 선수위원이어서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IOC 위원에 입후보할 수 있는 NOC 대표 자격은 회장과 부회장이다. 세 명의 부회장인 김성조 한국체대 총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IOC 위원 신청을 고사했다. 이 회장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9월에 열리는 IOC 총회 일정이 빡빡하니 이번에 논의하지 못하면 다음 총회 때라도 한국의 IOC 위원 문제를 상의해보자고 했다”면서 “모든 절차를 밟았고, 내 마음대로 IOC 위원에 나 자신을 추천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평창 올림픽에서 북한의 참가 및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해서는 “먼저 북한의 참가가 결정되는 것이 중요하지, 지금은 남북단일팀이나 남북 공동입장을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면서도 “북한이 참여를 한다면 평화올림픽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가대표 선수들의 새 요람인 진천선수촌이 오는 10월 공식 문을 연다. 총 공사비 5,130억원을 투입해 2009년 2월 착공한 진천선수촌은 8년간의 공사를 거쳐 9월말 준공될 예정으로, 현재 공정률은 89%다.
체육회는 “기존 태릉선수촌과 비교해 진천선수촌의 시설 규모와 수용 인원이 각각 3배로 늘어난다”고 소개했다. 부지면적은 31만969㎡에서 159만4,870㎡로 크게 넓어진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사용할 숙소는 3개 동 358실에서 8개 동 823실로 확충되고 수용 종목도 기존 12개에서 35개로 증가한다. 전체 수용인원은 450명에서 1,150명으로, 훈련 시설도 12개소에서 21개소로 늘어난다.
체육회는 또한 세계 최대 시설의 최첨단 종합훈련장인 진천선수촌을 개방해 국민과 함께하는 스포츠체험 대공원으로 조성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이재근 선수촌장은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대표 선수, 지도자, 체육계 원로 등 각계각층의 여론을 수렴하고 관련 내용을 검토해 내년 상반기께 개방 여부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66년 개촌 후 51년간 금메달의 산실 노릇을 해왔으나 진천 이전 후 보존과 철거의 갈림길에 선 태릉선수촌은 역사ㆍ문화적 가치를 지키고자 문화재청과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
진천=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