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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묵은 신태용과 이란의 ‘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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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묵은 신태용과 이란의 ‘악연’

입력
2017.07.0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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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이 6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소감과 각오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신태용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이 6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소감과 각오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축구대표팀 새 선장으로 임명된 신태용(47) 감독이 처음 만날 상대는 공교롭게 이란이다.

한국은 8월 31일 이란과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A조 9차전 홈경기에 이어 9월 5일 우즈베키스탄과 마지막 원정 경기를 치른다. 현재 2위인 한국은 이 두 경기에서 잘못되면 3위로 떨어져 험난한 플레이오프를 소화해야 한다.

신 감독은 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남은 두 경기에서 모든 걸 걸겠다. 반드시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에 성공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월드컵 본선 준비 이야기가 나오자 “본선은 아예 생각도 안 하고 있다”고 비장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란, 우즈베키스탄전은 현재 수술 후 재활 중인 대표팀의 핵심 멤버 기성용(28ㆍ스완지시티)과 손흥민(25ㆍ토트넘)이 못 뛸 가능성이 있다. 신 감독은 “두 선수와 통화를 했고 재활 경과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축구는 유독 이란과 악연이 많다. 아시안컵과 월드컵 최종예선 문턱마다 맞닥뜨렸고 최근 전적은 4전 4패로 열세다.

신 감독 역시 이란에 큰 빚을 졌다. 그는 1996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 8강에서 이란에 2-6으로 참패할 때 선수로 뛰었다. 신 감독은 1-1로 팽팽하던 전반에 교체로 들어가 골을 터뜨리며 기세를 올렸지만 이후 한국은 내리 5골을 내주며 2-6으로 무너졌다. 지금도 한국대표팀이 이란에 가면 이란 사람들은 손가락으로 ‘2’와 ‘6’을 만들며 조롱한다. 이란전 참패의 책임을 지고 당시 박종환(79)감독이 곧바로 물러났다.

신 감독은 한국 프로축구 역사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선수다. 성남 일화(현 성남FC)의 K리그 두 차례 3연패(1993~95, 2001~03) 주역이고 신인왕(1992)-득점왕(1996)-MVP(1995, 2001)에 모두 올라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에 비해 국가대표 경력은 초라하다. A매치에 23경기 3골이 전부다. 그가 태극마크를 달고 뛴 A매치 중 마지막 득점이 바로 2-6으로 대패한 이란전이었다. 신 감독은 이후 A매치를 두 경기만 더 뛰고 국가대표 부름을 받지 못했다. 21년 전 그에게 큰 아픔을 줬던 이란과 대표팀 사령탑이 돼 격돌한다는 것 자체가 운명적이다.

신태용호는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의 파고를 넘으면 러시아 월드컵으로 간다. 신 감독에게는 선수로 못 간 월드컵 무대를 지도자로 밟을 수 있는 기회다. 그는 “선수로 월드컵에 나가지 못한 건 정말 한으로 남는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나에게 또 다른 동기부여라 생각한다”며 “선수로서 출전하지 못한 월드컵에 감독으로 가서 더 많은 걸 이루라는 뜻으로 알겠다. 한국 축구가 2002년 4강, 2010년 원정 첫 16강을 이뤘는데 러시아에서 꼭 그 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싶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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