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에 제초제 뿌리고 폭력행사
주민들 보복 무서워 신고 못 해
전남 한 시골 마을에서 노인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악의적으로 남의 농작물에 제초제를 뿌린 50대 동네 조폭이 경찰에 붙잡혔다.
무안경찰서는 무안군 해제면 한 마을에서 자신과 사소한 마찰이나 감정이 있는 주민들의 밭과 논에 수차례에 걸쳐 제초제를 살포해 농작물 피해를 입힌 A(55)씨를 폭력 및 재물손괴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자신과 마찰을 빚은 동네 주민 9명의 논밭에 적게는 10~13㎡에서 많게 1,000㎡ 면적에 14차례에 걸쳐 제초제를 살포해 약 1,700만원 상당의 양파와 마늘 등의 농작물을 말라 죽게 한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마을 주민인 B(83)씨가 자신에게 쓴 소리를 한다는 이유로 폭력을 행사하고, 심야시간을 이용해 농작물에 제초제를 뿌려 피해를 입혔다. 또 A씨는 농협에 양파 계약재배를 하다가 수확량이 부족하자, 이웃의 양파밭에서 양파를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사소한 마찰을 빚는 동네 주민들의 양파, 마늘 등 농작물이 있는 논밭 일부분에 제초제를 살포하고 피해자들이 이에 항의하면 “직접 증거를 내 놓으라”고 화를 내면서 폭력을 행사하거나 추가 보복을 자행하며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혐의를 부인한 A씨는 2014년에도 악의적인 제초제 살포 등으로 경찰조사를 받았지만 검찰조사에서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다. 경찰관계자는 “주민들이 추가 보복에 대한 두려움과 순박한 시골 인심이 사나워 질 것을 염려해 피해신고를 꺼려했지만 만행이 길어지자 4월말 신고하자 수사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한편 무안경찰서는 마을주민을 상대로 추가 피해 여부를 확인하는 등 피해회복을 위한 심리상담과 피해자 보호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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