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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러시아월드컵행… 남은 2경기에 모든 걸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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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러시아월드컵행… 남은 2경기에 모든 걸 건다”

입력
2017.07.06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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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태용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벼랑 끝에 선 한국 축구의 소방수로 등장한 신태용(47) 국가대표 감독이 남은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두 경기에 모든 걸 걸겠다고 다짐했다.

신 감독은 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월드컵 본선은 생각해본 적도 없다. 당장 앞으로 두 경기에서 이기는 것만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월드컵 최종예선 A조에서 본선 마지노선인 2위는 유지하고 있지만 남은 두 경기(8월 31일 이란 홈-9월 5일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삐끗하면 3위로 떨어진다. 3위가 되면 B조 3위와 플레이오프를 거친 뒤 이기면 또 다시 북중미 4위와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더구나 이란,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는 주축인 손흥민(25ㆍ토트넘)과 기성용(28ㆍ스완지시티)가 못 뛸 수도 있다. 둘은 최근 수술을 하고 재활 중이다. 기성용과 손흥민이 못 나올 경우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신 감독은 “일단 기성용, 손흥민과 통화를 했고 재활 경과를 유심히 보고 있다. 두 선수가 만약 뛰지 못 한다고 해서 유망주를 뽑기는 어렵다”며 “일단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에 성공하고 나면 이후에 평가전 등에서 유망주들은 자연스럽게 발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신태용 감독. 연합뉴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신태용 감독. 연합뉴스

다음은 신태용 감독과 일문일답.

-감독 부임 소감은.

“힘든 시기에 믿고 감독을 맡겨주셔서 감사하다. 한국이 9회 연속 월드컵에 진출할 수 있도록 이 한 몸 바치겠다.”

-계약 기간이 1년이다. 독이 든 성배를 수락한 이유는.

“감독직을 수락할 때는 계약 기간은 아예 염두에 두지 않았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야 된다는 생각만 한다. 두 경기에 ‘올인’하겠다. 만약 월드컵 진출에 성공하면 더 좋은 계약 기간이 따라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손흥민, 기성용의 이란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손흥민과 기성용은 부상이라 재활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두 선수와 통화했고 재활 상태를 면밀하게 체크하고 있다. (두 선수가 나서지 않으면 어린 선수를 발탁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유망주를 무턱대고 쓰긴 위험 부담이 있다. 최종예선 마치고 평가전 때 다양한 선수들을 활용할 계획이다.”

-선수 선발 기준은.

“슈틸리케 감독과 나는 지도 철학이나 스타일이 다르다. 슈틸리케 감독 아래서 중용됐다고 해서 무조건 발탁할 거란 생각은 잘못 됐다. 신태용의 스타일에 맞는 선수들을 뽑을 생각이다.

-코칭스태프 인선 계획은.

“코치가 감독만 보좌하는 시대는 지났다. 감독이 생각하지 못했던 전술 전략 충언도 해줄 수 있는 코치로 뽑겠다. 또 감독과 끝까지 같이 갈 수 있는 코치를 영입해야 한다. 우리 팀이 하나가 되려면 코칭스태프부터 원 팀이 돼야 한다. (기존의 설기현 코치와는 통화 했나. 김남일, 전경준 코치가 합류하느냐는 질문에) 설 코치와는 아직 통화 안 했다. 전경준, 김남일 코치 모두 후보 군에 있다. 여러 각도에서 코치를 고민 중이다.”

-수비 안정화가 급선무인데.

“올림픽과 20세 이하 대표팀을 맡았을 때는 연령별로 한정된 인원 안에서 뽑아야 해서 고민이 많았다. 국가대표는 최고의 선수들로 수비진을 구성할 수 있다. 수비 조직력만 잘 다듬으면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손흥민의 활용 방안은.

“개인적으로 손흥민은 굉장히 좋은 선수라고 본다. 토트넘에서 플레이를 왜 태극마크만 달면 보여주지 못하느냐는 지적도 알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과 좀 다르게 활용할 나만의 생각은 있다. 경기장에서 보여드리겠다.”

-공격 축구가 신 감독의 철학인데, 남은 두 경기는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

“이번 두 경기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안정적으로 준비하겠다. 1-0도 좋으니 실점을 절대 하지 않으면서 이기는 경기를 해야 한다.”

-K리그 선수들 활용 방안은.

“한국, 일본, 중국, 중동, 유럽 어디에서 뛰든 상관 없다. 대표팀이 소집될 때 최고의 기량과 경기력을 가진 선수라면 선발하겠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더라도 내 축구에 맞다면 뽑겠다. 개인적으로 K리그 수준은 절대 낮지 않다고 본다.”

-그 동안 대표팀이 부진했던 이유를 분석한다면.

“대표팀이 소통이 안 된다고 하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대표팀 감독대행으로 두 경기를 치를 때(2014년 9월)도 그렇고 코치로 있을 때도 선수들과 소통은 충분히 잘 됐다. 슈틸리케 감독이 외국인이라 언어 소통이 조금 안된 점이 있지 않았나 생각 한다. 선수들의 눈높이에 최대한 맞춰 소통하겠다.”

-소통이 문제가 아니라면 대표팀 부진의 원인은 뭐라고 생각하나.

“그런 이야기를 하면 내가 모셨던 전임 감독에 대해 계속 말하는 것 밖에 안 된다. 개인적으로 전술 부재가 좀 있었다고 본다. 여기까지만 말하겠다. 양해해달라.”

-이란전을 사흘 앞두고 소집할 수밖에 없는데.

“감독대행으로 대표팀 경기를 두 번 지도해보고 느낀 점은 우리 선수들은 좋은 컨디션과 최고의 기량을 갖고 있다는 거다. 또 짧은 시간이지만 좋은 전략으로 나서면 스펀지처럼 잘 빨아들일 능력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조기 소집도 검토하나) 그건 감독인 내가 또는 축구협회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우리에게 허락되지 않은 시간을 강제로 빼낼 수는 없다. 짧은 시간에 강하게 내가 원하는 걸 주입해서 원하는 축구를 할 수 있게끔 잘 준비하겠다.”

-결국 지도자로 최고 자리인 국가대표 감독이 됐나. 또 선수로 월드컵에 못 나가 지도자로 도전이 더 남다를 텐데.

“그저께(기술위원회가 열린 4일) 정오가 넘었는데도 김호곤 기술위원장께서 전화가 없길래 ‘안 됐구나’ 하고 마음 편하게 있었다. 그런데 오후 1시30분쯤 안기헌 전무께서 만나자고 하길래 느낌이 왔다. 안 전무님을 만나러 가며 속으로 ‘신태용 잘했어. 파이팅’이라고 외쳤다. 선수로 월드컵에 나가지 못한 건 정말 한으로 남는다. 하지만 나에게 또 다른 동기부여라 생각했다. 선수로 출전하지 못한 월드컵을 감독으로 가서 더 많은 걸 이루라는 뜻으로 알겠다. 한국 축구가 2002년에 4강, 2010년에는 원정 첫 16강을 이뤘는데 꼭 월드컵에 가서 그 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한국 축구가 위기라고 한다. 맞다. 절체절명의 위기다. 하지만 이제 희망을 볼 수 있게 언론도 응원해달라. (비판적인 기사를) 보는 선수들 당사자 입장에서 힘든 부분 많다. 저도 감독으로 첫 출발인데 너무 비판하지 마시고(웃음) 희망을 많이 주시고 우리가 다 함께 뭔가 할 수 있다는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 선수들이 절대 아시아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능력을 끌어낼 수 있도록 응원해 달라.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지만 만약 두 경기 결과가 잘못되면 모든 질타와 욕을 제가 받겠다. 대신 경기하기 전에는 우리 선수들이 동기부여가 될 수 있게 응원해 달라.”

윤태석 기자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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