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사업인 수서발 고속열차(SRT) 공사의 공법을 속여 거액을 빼돌린 혐의로 시공사 현장소장 등 4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특수부(부장 송경호)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수서고속철 경기 용인시 기흥구 일대 구간 공사를 진행한 GS건설의 현장소장 김모(50)씨와 동료 직원, 감리원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김씨 등 GS건설 직원들은 지난 2015년 12월 공사를 진행하면서 땅을 팔 때 설계와 다른 싼 공법을 쓰는 등의 수법으로 223억 원의 차익을 GS건설이 챙기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저진동ㆍ저소음 방식인 ‘슈퍼웨지’ 공법을 설계에 반영하고도, 공사비가 5~6배 싼 화약발파 공법을 사용한 뒤 시행사인 한국철도시설공단에는 슈퍼웨지 공법 공사비를 청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구조물 안정성 확보를 위해 설치하는 강관을 설계보다 3,300여 개 적은 1만2,000여 개만 터널 상단부에 삽입, 눈속임하기도 했다. 강관은 개당 수백만 원에 달한다.
하지만 김씨 등은 “공사를 진행하는 동안 계속 추가 비용이 발생, 일단 설계대로 공사비를 청구한 뒤 어느 정도 공사가 마무리되면 한꺼번에 정산하려고 했고 문제가 된 공사비는 모두 반환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감리원들은 GS건설 직원들의 공사비 청구가 적절한지 살펴보는 기성검사를 진행, 공사비가 과다 청구된 사실을 알면서도 제대로 청구됐다는 내용의 서류를 작성해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4월과 지난달 2차례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주요 범죄 사실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기각, 불구속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철저한 공소 유지를 통해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