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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엽총 인질극 40대, 23시간 대치 끝 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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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엽총 인질극 40대, 23시간 대치 끝 자수

입력
2017.07.05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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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간곡한 설득 “죽을 죄 아니니 나오라”

전날부터 이틀째 “전처 불러달라” 소동

엽총 소지, 허공에 발사하며 위협하기도

억류한 아들은 5시간 만인 전날 풀어줘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경남 합천에서 엽총 인질극을 벌였던 40대 남성이 경찰과 23시간여 대치 끝에 현장을 찾은 사회 선배의 간곡한 설득으로 경찰에 자수했다.

합천경찰서는 5일 오후 4시쯤 김모(41)씨를 미성년자약취유인 및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전날인 4일 오후 5시쯤부터 합천군 봉산면 술곡리 황매산터널의 산청~합천 방면 진입로에 화물차를 세우고 소동을 벌였다.

김씨가 자수한 데는 김씨의 사회 선배와 경남경찰청 위기협상팀의 간곡하고 끈질긴 설득이 주효했다. 이들은 김씨의 휴대전화로 수 차례 전화를 걸었다. 특히 김씨의 선배는 현장을 찾아 “네가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니고 죽을 죄를 지은 것도 아니니, 이제 그만하고 나오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선배와 약 5분간 대화 후 밖으로 나왔다.

긴박한 사정에도 김씨는 언론보도를 예의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내가 그 아이 아버지”라는 내용의 댓글을 달거나, 특정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심정을 토로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엽총을 가슴팍에 겨누고 신발끈을 풀어 발가락과 방아쇠를 연결, 발가락만 움직이면 발사되게 하고 대치했다. 김씨는 경찰을 향해 “전처를 불러달라”고 했고, 허공에 엽총을 쏘는 위협적인 행동을 하기도 했다.

김씨는 앞서 4일 오전 9시 30분쯤 이혼한 전처와 전화로 다투다 “아들과 함께 죽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아들을 화물차에 태운 뒤 사라졌다. 경남 진주로 향한 김씨는 한 지구대에 보관 중인 엽총을 출고하고 합천으로 이동해 소동을 벌였다.

경찰은 김씨 전처와 친모로부터 자살 의심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김씨는 억류했던 아들을 이날 오후 10시 20분쯤 풀어주고 대치를 계속했다. 현장에 친모와 전처가 나와 설득했지만 소용 없었다. 경찰은 김씨를 합천경찰서로 압송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합천=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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