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극심한 교통 체증을 해소할 미래의 교통수단으로 소개되며 지난해 국내서도 화제가 된 터널버스 '바톄(TEB, 巴鐵)'가 시범트랙 해체와 함께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은 데 이어 프로젝트 관계자 32명이 구금 조치됐다. 중국 당국은 해당 프로젝트가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트릭'으로 이용됐다고 판단했다.
5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와 미국 카스쿱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시에 위치한 터널버스 바톄의 시범트랙이 해체 작업에 들어갔다. 약 1년의 계약 기간이 만료 됐지만 갱신하지 못해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어 지난주 중국 당국은 불법 자금을 조달한 혐의로 프로젝트를 담당한 바톄 과학기술발전유한공사의 수사에 착수해 대표 바이즈밍을 포함한 관계자 32명을 구금 조치했다.
앞서 중국 언론들은 바이즈밍 대표가 바톄 프로젝트를 모금 플랫폼 형태의 금융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투자자 유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바이즈밍 대표가 설립한 온라인 모금 플랫폼인 ‘화잉카이라이’는 지난해 말 바톄 프로젝트와 관련해 연이율 12%로 1,900만달러(약 218억원) 상당의 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내외신 기자를 초청해 300m 시범트랙에서 버스가 실제로 작동하는 모습을 시연하며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바톄 프로젝트는 길이 22m, 폭 7.8m, 높이 4.8m의 차체에 아래가 뻥 뚫려 일반 차량이 이동할 수 있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순수전기로 움직이는 바톄는 태양광 패널을 통해 충전 가능하고 평균 40km/h, 최대 60km/h의 속도로 달릴 수 있다. 2층 건물 높이의 객실에는 55개의 좌석과 20개의 안전봉이 설치되고 약 300명의 승객을 한번에 태울 수 있다.
바톄 과학기술발전유한공사는 터널버스의 시공에는 1km 당 1억2,000위안(약 200억)이 소요돼 지하철에 비해 1/5 수준으로 경제적이며 실제 상용화 될 경우 교통 체증을 약 3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소개해 왔다.
김훈기 기자 hoon149@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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