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성(59) 축구대표팀 수석코치가 물러났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정 수석은 5일 오전 안기헌 전무이사를 찾아 사임 의사를 전했다. 이 자리에서 정 수석은 “신태용 감독이 새로 선임됐으니 새 출발을 위해 내가 먼저 물러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정 수석은 지난 4월 벼랑 끝에 몰린 축구대표팀에 수석코치로 긴급 투입했다. 축구협회는 지난 3월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6,7차전에서 대표팀이 중국(0-1)과 시리아(1-0)를 상대로 연이어 졸전을 펼치자 분위기 쇄신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정 수석에게 ‘SOS’를 쳤다. 정 수석은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 때 코치와 수석코치로 각각 4강과 원정 첫 16강에 힘을 보탠 인물이다.
대표팀이 지난 달 13일 카타르와 8차전 원정에서 2-3으로 패해 울리 슈틸리케(63ㆍ독일) 감독이 중도하차 한 뒤 정 수석은 새 사령탑 후보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4일 기술위원회에서 정 수석은 신태용(47) 신임 감독과 최종 후보에 올랐다. 격론 끝에 신 감독이 새 선장으로 낙점됐다.
정 수석은 축구협회와 계약이 한참 남았다. 9월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까지 계약돼 있고 월드컵 진출에 성공하면 본선까지도 계약이 이어진다. 하지만 신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상황에서 스승 뻘인 정 수석과 함께 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다고 축구협회는 단 한 경기만 치른 정 코치와 계약 해지를 할 수도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정 수석이 결단을 내리고 먼저 움직였다.
정 수석은 “지금 대표팀이 빨리 정상화돼 신태용호가 출범해야 하는데 제 계약이 걸림돌이 되고 싶지는 않다”며 깔끔하게 물러나는 쪽을 택했다.
윤태석 기자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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