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실세로 통했던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이 보수 개혁 운동을 주장해 눈길을 끈다. 박근혜 대통령 파면 이후 공개 발언을 자제해오던 그는 5일 당 회의에 참석해 ‘영라이트 운동’을 제안했다. ‘쇄신 속도전’을 시작한 홍준표 대표에 보조를 맞추는 모습이다.
최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홍 대표 취임 이후 처음 열린 최고위원ㆍ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홍 대표를 비롯해 최고위원들의 당선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으로서 나가야 할 방향은 크게 두 가지”라고 말문을 연 뒤 당의 혁신과 재건의 방법을 거론했다.
최 의원은 그러면서 “젊은 층이 우리 당에 귀를 기울이고 매력적으로 느끼게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영라이트 운동’을 주문했다. 그는 “과거 뉴라이트 운동을 벌인 적이 있는데, 이제는 우리 당이 영라이트 운동을 해야 한다”며 영국 보수당을 예로 들었다. 최 의원은 “영국 보수당의 재건 과정에 등장한 인물이 39세의 데이비드 캐머런이었다”며 “그가 당 대표가 되면서 13년 만에 보수당을 새로 세우고 정권을 잡았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어 “지지층을 젊은 세대로 확대하는 노력을 지도부가 보여주셨으면 좋겠다”며 “지도부가 역할과 공간을 열어주셔야 젊은 피가 들어온다”고 덧붙였다. 조직ㆍ정책ㆍ인적 혁신을 주장하며 당 개혁과 보수ㆍ우파의 재건을 천명한 홍 대표와 궤를 같이 하는 취지다.
그러나 당내에선 홍 대표와 최 의원의 모습을 ‘불안한 동거’로 보는 시각이 많다. 홍 대표가 “쳐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한 ‘국정파탄 관련자’가 최 의원을 비롯한 일부 친박 핵심 의원들을 일컫는 것으로 받아들여져서다. 최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원내대표와 경제부총리 등 여당과 내각을 오가며 요직을 두루 거친 실세 중의 실세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