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타자’ 이승엽(41ㆍ삼성)에게 제2의 홈 구장 포항은 남다른 곳이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포항구장에서 34경기를 치러 타율 0.383(128타수 49안타) 13홈런 41타점을 기록했다. 이승엽이 “타격 감이 안 좋을 때 포항에 와서 훈련을 해야겠다”고 농담을 할 정도로 궁합이 잘 맞는다.
올 시즌을 현역 마지막 무대로 삼은 이승엽은 포항에서 또 한번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4일 포항 롯데전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2회 결승 2점 홈런 등 대포 두 방을 터뜨려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이승엽은 0-0으로 맞선 2회말 무사 1루에서 롯데 선발 송승준을 상대로 선제 우월 2점 아치를 그렸다. 또 2-1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7회말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호투를 이어가던 송승준에게 이날 두 번째 시즌 16호 홈런을 뽑아냈다. 이승엽이 한 경기에서 홈런 2개를 터뜨린 경우는 올해 처음이다.
3타수 2안타(2홈런) 3타점으로 활약한 이승엽은 포항 팬들과 아름다운 이별을 3연전 첫날부터 예고했다. 삼성 선발 백정현은 최근 6연승으로 물 오른 롯데 타선을 6이닝 4피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4승(1패)째를 챙겼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kt를 8-1로 누르고 2연패를 끊었다. 어깨 부상으로 두 달 이상 전열에서 이탈했던 두산 외국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은 복귀전에서 5⅔이닝 1실점 호투로 첫 승을 신고했다. 두산 4번 타자 김재환은 3회와 5회 연타석 홈런을 가동하는 등 4타수 4안타(2홈런) 4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KIA의 ‘불방망이’는 장마 기간에도 뜨겁게 폭발했다. KIA는 인천 SK전에서 상대 에이스 메릴 켈리를 두들기며 7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지난주 삼성, LG를 상대로 11-4, 13-4, 22-1(이상 삼성), 10-6, 10-4, 13-4(이상 LG)로 이겼던 KIA는 이날 역시 가뿐히 10점 이상을 냈다. 이로써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1929년 6월20일부터 23일까지 세운 메이저리그 최다 연속 경기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인 6경기(더블헤더 2경기 포함)를 넘어 세계 신기록을 작성했다. KIA는 이날 SK에 15-6 완승을 거뒀다. 창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NC-LG전은 우천 취소됐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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