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과 미스틱 색깔이 섞였을 때 어떤 음악이 나올지, 보는 재미가 있을 겁니다.”
SM엔터테인먼트(SM)의 총괄프로듀서 이수만과 미스틱엔터테인먼트(미스틱) 대표 프로듀서 윤종신이 만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윤종신은 “SM과 미스틱은 음악적 색깔과 방향성이 전혀 다르다”며 “서로 다른 성향의 기획사끼리 시너지를 내는 경우가 많이 없었는데, 이번에 기획사 제휴의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다”고 4일 말했다. SM은 글로벌 음악 사업을 다채롭게 펼치기 위해 지난 3월 미스틱 지분 28%를 취득해 최대주주가 됐다.
전략적 제휴를 통해 독창적인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한 첫 도전으로 미스틱의 가수 박재정과 SM의 그룹 NCT 마크가 나선다. 이들은 동영상 플랫폼 네이버TV와 Mnet을 통해 음악 예능프로그램 ‘눈덩이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눈덩이 프로젝트’는 SM과 미스틱의 음악가들이 협업해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 과정을 그린다. 윤종신은 SM의 가수 헨리와 함께 프로듀서로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4일 오후 서울 상암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눈덩이 프로젝트’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윤종신은 상기된 표정이었다. 최근 SM의 아이돌 육성 시스템과 콘텐츠를 만드는 방식, 사업화 방향성에 대한 내부 전략을 접하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가 한껏 커진 모습이었다. 그는 지난달 19일 제주도에서 열린 ‘SM타운 프렌즈 워크숍’에 참석하기도 했다.
“워크숍에 가서 보니 역시 대기업은 대기업이더군요. 내부적인 구조나 업계 분석 시스템이 탄탄하고 확장한 사업도 생각보다 많았어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 많이 배웠고 앞으로 그 내용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대로 SM이 미스틱의 시스템을 보고 놀란 부분도 있고요. 올해 안에 곧 좋은 결과물이 나올 거라 봅니다.”
‘눈덩이 프로젝트’는 SM과 미스틱 음악이 융화되는 모습과 함께, 음악가들이 노래를 만드는 과정을 세밀하게 담을 예정이다. 윤종신은 헨리와의 작업을 “신구의 조화”로 정리했다. 그는 “헨리는 나에게 ‘올드하다’고 하고 나는 헨리에게 ‘지나치게 트렌드에 민감한 얼치기 음악’이라고 한다”며 “장난도 주고받지만, 서로 음악 얘기를 나눠가면서 조화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의 주인공인 박재정은 마크의 팬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정의 사심에서 출발했지만, 여러 협업 과정을 통해 “눈덩이처럼 큰 결과물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마크와 콜라보레이션으로 제작한 음원은 SM의 음원 공개 플랫폼 ‘SM스테이션’을 통해 발매된다. 두 사람은 8일 열리는 SM타운 콘서트 무대에도 함께 오른다. 박재정은 “어릴 때부터 SM 음악에 대한 동경이 컸다”며 “특히 마크의 랩은 SM 역사상 가장 독특하다고 생각한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이날 윤종신은 SM과 미스틱의 협업에 대해 “수치화된 성과보다는 새로운 문화가 창출되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두 회사가 협업하면, 다들 회사 규모가 얼마나 커지는지, 성과를 수치로 평가하고는 하죠. 우리는 문화 안에서 뭉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 회사가 서로 가지지 못한 것들을 공유하고 잘 화합해서 다른 전략적 제휴를 맺는 회사들에게 모범이 되고 싶어요. 그 첫 시도가 ‘눈덩이 프로젝트’가 될 것입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