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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은 제주오라단지 새 국면 맞나

입력
2017.07.0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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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C㈜ 지분 중국 기업에 이전

제주도 자본검증에 불만 표출

원희룡 지사 약속 위반 비난

환경훼손과 자본 투명성을 놓고 논란을 빚고 있는 제주오라관광단지 조성사업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제주도의회와 시민사회단체들의 요구로 제주도가 자본검증을 추진키로 한 가운데 오라관광단지 개발업체인 JCC㈜의 주인이 중국 기업으로 교체됐기 때문이다.

제주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의 전 사업자인 박영조 전 JCC㈜ 회장이 4일 제주도청 원희룡 제주지사 집무실에 들어가 '편법ㆍ탈법 행정으로 희생양이 된 제주오라관광단지 호소문'을 비서실에 전달한 뒤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의 전 사업자인 박영조 전 JCC㈜ 회장이 4일 제주도청 원희룡 제주지사 집무실에 들어가 '편법ㆍ탈법 행정으로 희생양이 된 제주오라관광단지 호소문'을 비서실에 전달한 뒤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라관광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JCC㈜ 박영조 전 회장은 4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JCC㈜ 지분은 현재 자산규모가 세계 최고 수준인 중국의 자산관리공사 화융에게 100% 이전됐다”며 대표이사에 이어 회장직에서도 물러났다고 밝혔다. 사실상 박 전 회장은 이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 셈이다.

박 전 회장은 또 “내가 물러나더라도 제주의 미래인 오라관광단지를 성공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세계 최고의 자본관리 회사인 화융을 선택했다”며 “여기라면 자본 검증도 필요 없을 거다”라고 말했다.

JCC㈜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현재 JCC㈜의 자본금은 949억원이며, 대표이사는 지난해 12월 14일자로 중국 국적의 왕피후아씨로 교체됐다.

JCC㈜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JCC㈜ 지분 51%를 화융에 넘겼고, 지난달 나머지 지분도 모두 이전했다”며 “대표이사인 왕피후아씨는 화융자산관리공사 본부장급 인사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은 중국계 자본인 JCC㈜가 총 사업비 5조2,000억원을 투입해 제주 최대 규모의 복합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마라도 면적(29만8,000㎡)의 10배가 넘는 사업부지는 한라산 중산간 지역인 한라산국립공원 바로 밑 해발 350~580m에 위치해 환경파괴와 난개발 논란에 휩싸였다. 사업추진 과정에서도 환경영향평가 절차 위반 논란, 지하수 양도양수 과정의 편법특혜 논란을 시작으로 환경ㆍ경관, 교통, 하수, 쓰레기, 기존 상권 피해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5조원대의 막대한 자금 조달 방식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제주도의회가 지난달 환경영향평가 심의 이전 ‘제주오라관광단지 자본검증위원회’ 구성과 자본검증을 공식적으로 요청함에 따라 도가 이를 적극 수용해 추진키로 했다.

박 전 회장은 이날 자본검증 추진 결정을 내린 원희룡 지사에 대해 강도 높게 비난해 파장이 예상된다.

그는 자본검증에 대해 “도 행정이 법과 제도라는 시스템에 의하지 않고, 도지사의 비법적 행위에 의존한다면 대한민국의 법과 제도는 왜 필요한 것이냐”며 “이번 도시사의 자본검증위원회는 줄타기 정치의 전형”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원 지사는 ‘법과 절차대로 하겠다’는 저 하고의 철석같은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렸다”며 “희롱하지 말고, 정치적으로 희생시키지 말라”고 촉구했다.

박 전 회장은 또 “이미 제주도는 투자 기피처가 되고 있고, 투자자들은 다 떠나고 있다”며 “국내외 투자자들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도록 제주도의 법과 절차를 바로 세워달라”고 호소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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