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직후
서울시에 주민세 등 3억여원 내
여자골프 세계 1위 유소연의 아버지가 3억원이 넘는 밀린 세금을 16년 만에 납부했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유소연이 지난달 26일 여자프로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나흘 뒤인 지난달 30일 유소연의 아버지 유모씨가 서울시에 2001년부터 16년간 내지 않았던 주민세 등 총 22건 3억1,600만원의 지방세와 가산세를 납부했다.
유씨의 체납 사실은 4월 서울시가 고가ㆍ대형주택에 살면서도 세금을 내지 않는 호화 생활 고액 체납자의 가택수색을 대대적으로 실시하면서 알려졌다. 서울시는 1,000만원 이상 체납자 중 본인 명의 재산은 없지만 가족이나 친척 명의의 고가 주택에 거주하면서 빈번하게 해외 출입국을 하는 양심불량 체납자 위주로 가택수색 대상자를 선정하고, 이들의 납세 회피 행태를 공개했다.
유씨는 당시 서울시 조사 결과 부부 명의로 된 재산은 없으나 자녀 명의로 된 수십억원대 아파트 2채를 보유하고 가족과 함께 거주하고 있었다. 또 자녀 명의의 사업장 운영에도 관여하고 있어 상당한 수입이 있는 상태라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유씨는 부인과 수차례 해외여행을 다니면서도 납부 의지를 보이지 않았고, 서울시가 1년 이상 지방세 납부를 독려했음에도 납부 능력이 없다고 말하는 등 고의적으로 납세를 회피했다.
이에 시는 가택수색과 동산 압류 등 강제집행을 실시했다. 서울시는 조사 과정에서 유씨의 실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유명 프로골퍼의 아버지라는 정보가 단초가 돼 온라인상에서 유소연의 아버지로 특정됐다. 유씨가 이 같은 언론보도로 논란이 일자 체납액을 한꺼번에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시는 전했다.
하지만 유씨가 밀린 세금을 내면서 서울시 담당 공무원이 “그 동안 고생하셨다, 감사하다”는 문자를 보내자 “X 같은 소리”라고 욕설을 섞은 답장을 보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재확산되고 있다. 유씨는 또 ‘서울시가 시효 만료로 없어져야 할 세금을 받아 냈다’는 민원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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