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SK인포섹은 사업전선을 글로벌로 확대한다. 세계 곳곳에서 증가하고 있는 보안 위협을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삼아 2021년까지 기업가치를 1조원까지 키우겠다.”
SK인포섹을 이끌고 있은 안희철 대표가 4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차세대 사업 목표를 이같이 밝혔다. 국내 정보보안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SK인포섹은 지난해 2,002억4,900만원의 매출을 기록, 보안업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연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는 ‘디지털 보안(시큐리티)’을 새로운 보안 트렌드로 제시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해킹으로 발생한 정전사태부터, 현금인출기를 공격한 개인정보 유출사고, 워나크라이 랜섬웨어 등 기존에는 사이버 영역에 국한돼 있던 사이버 공격이 점차 국가기반시설, 금융서비스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신 시장을 이끌 핵심 기술들이 해킹이 쉬운 소프트웨어로 통제되고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SK인포섹이 각 산업 현장의 이상징후를 관제하고 위험을 예측ㆍ예방하는 쪽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배경이다.
특히 국내 보안시장은 2조2,000억원 수준인 반면, 세계 시장 규모는 95억달러(약 11조원)에 달한다. 2019년에는 117억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안 대표는 “국내 시장은 서비스가 20%, 제품이 80%인 반면 해외는 서비스 시장이 더 크고 서비스 가격도 국내보다 높다”며 해외 진출에 도전하는 이유를 밝혔다.
이를 위해 SK인포섹은 국내 8,000개 이상의 보안 시스템에서 확보한 위협 정보를 자산화하고 빅데이터, AI 등을 활용한 자동화 기술을 적용해 정확하고 빠른 방어가 가능한 보안관제 프랫폼 ‘시큐디움’을 앞세울 계획이다. 최근에는 전체 직원 1,300명 중 보안 전문가인 600명 중에서도 최고 수준인 40명을 추려 점점 진화되는 보안 위협을 분석하는 화이트 해커 집단을 구성하기도 했다. 올 6월에는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글로벌 사이버위협연합(CTA) 가입에도 성공했다.
성공적인 해외 시장 안착을 위해 SK인포섹은 독자적으로 진출하기 보다는 현지 사업자와 협력하는 방식을 택했다. 올해 초부터 일본과 중국, 싱가포르 등에서 실제 보안과 밀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사업자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강용석 SK인포섹 사업개발본부장은 “단순히 현지 유통채널을 통한다는 게 아니다”며 “중국에서는 주요 통신사 중 한 곳, 일본에서는 인터넷데이터센터 업체와 협력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디지털 시큐리티라는 새 시장을 겨냥해 2021년에는 연매출을 4,000억~5,000억원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며 “글로벌 톱 10에 들어가는 디지털 시큐리티 업체로 거듭나겠다”고 자신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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