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텔의 24년 아성을 꺾고 종합반도체 1위 등극을 눈앞에 둔 삼성전자가 약 2년간 준비한 세계 최대 반도체공장인 ‘평택 1라인’이 4일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추격자들을 따돌리기 위해 평택캠퍼스에 추가로 약 15조원을 투자해 생산라인을 확대하고 화성캠퍼스에도 6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경기 평택시 고덕국제화도시 첨단산업단지의 평택 1라인에서 웨이퍼(실리콘 기판) 출하식을 가진 뒤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점을 감안해 출하식은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기남 반도체사업총괄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 100여 명만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진행됐다. 권 부회장은 “평택캠퍼스는 삼성전자 반도체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도전"이라며 "그 첫 도전을 성공적으로 준비해 준 임직원과 협력사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15조6,000억원을 투자해 2015년 착공한 평택 1라인은 가로 500m에 세로 200m, 높이가 80m인 건물이다. 단일 반도체 공장 중 가장 크다.
평택 1라인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4세대(64단) V낸드플래시 메모리가 생산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추가 투자계획도 공식 발표했다. 평택 1라인 증설을 위해 기존 투자액 포함 2021년까지 총 30조원을 쏟아 붓고, 화성캠퍼스에도 6조원을 투입해 차세대 극자외선노광장비(EUV) 등을 확충한다. 또 중국 시안(西安) 반도체 공장에도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라인 추가 건설을 검토한다. 2014년 완공된 시안 공장은 반도체 호황과 맞물려 현재 100% 가동 중이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도 충남 아산지역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2단지 기반공사에 들어갔다. 아산 2단지 인프라 시설 투자비용은 약 1조원이다.
2021년까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투자 규모를 합치면 37조원을 상회한다. 직간접적인 생산유발효과는 163조원, 고용유발효과 44만명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는 지난 2월 이 부회장이 구속된 이후 처음이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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