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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탁현민 이번엔 ‘성매매 찬양’ 논란… “동방예의지국의 아름다운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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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탁현민 이번엔 ‘성매매 찬양’ 논란… “동방예의지국의 아름다운 풍경”

입력
2017.07.0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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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백 후보자 “탁 행정관 사퇴 건의, 적극 고민”

청와대 “해당 글은 조롱과 야유의 취지” 해명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 교수가 서울 광화문 KT 앞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일명 ‘삼보일퍽’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류효진 기자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 교수가 서울 광화문 KT 앞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일명 ‘삼보일퍽’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류효진 기자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이번에는 성매매 찬양 논란에 휩싸였다. 또 다른 저서에서 서울의 성매매 집결지, 유사성행위 업소를 일컬어 “동방예의지국의 아름다운 풍경”이라고 표현한 사실이 드러났다. 탁 행정관은 이미 자신의 다른 책 ‘남자 마음 설명서’,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에서 여성을 남성의 성욕 충족의 도구로 전락시켜 물의를 빚었다.

탁 행정관은 2010년 4월 발간한 ‘상상력에 권력을’이라는 책의 ‘나의 서울 유흥문화 답사기’ 편에서 성매매와 여성의 성 상품화를 수 차례 극찬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남성에게 룸살롱과 나이트클럽, 클럽으로 이어지는 일단의 유흥은 궁극적으로 여성과의 잠자리를 최종 목표로 하거나 전제한다”며 성매매 업소를 종류 별로 나열하며 ‘서울의 유흥 문화사’라고 소개한다. 탁 행정관은 “청량리588로부터 시작하여 터키탕과 안마시술소, 전화방, 유사성행위방으로 이어지는 일군의 시설은 나이트클럽보다 노골적으로 성욕해소를 목적으로 한다”며 “이러한 풍경들을 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동방예의지국의 아름다운 풍경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적었다. “어찌 예절과 예의의 나라다운 모습이라 칭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도 했다.

서울의 유흥문화를 예찬하며 성매매를 권하는 듯한 표현도 있다. 그는 “8만원에서 몇 백만 원까지 종목과 코스는 실로 다양하고, 그 안에 여성들은 노골적이거나 간접적으로 진열되어 스스로를 팔거나 팔리고 있다”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향락이 일상적으로 가능한, 오! 사무치게 아름다운 풍경이 연출된다”고 적었다. 또 “그러니 이 멋진 도시의 시민들이여, 오늘도 즐겨라. 아름다운 서울의 유흥시민이여!”라고 서술했다. 강남의 룸살롱을 두고는 “고급화, 차별화, 특성화를 내세우며 강남 일대를 주축으로 성업 중”이라며 “이 시스템에 일찍이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식이 등장하는데 그것이 바로 ‘초이스’”라고 기술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2010년 낸 책 '상상력에 권력을'의 한 챕터. 성매매를 찬양하는 듯한 표현이 담겨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2010년 낸 책 '상상력에 권력을'의 한 챕터. 성매매를 찬양하는 듯한 표현이 담겨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도 탁 행정관의 성 매매 찬양 논란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은 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탁 행정관의 글을 언급하며 “혹시 반어적 표현이 아닐까 생각해 책 전체를 모두 읽어 봤지만 성 매매를 비판하는 대목을 찾을 수 없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 선언한 상황이다. 탁 행정관의 사퇴를 청와대에 건의할 의향이 있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공직자로 (표현이) 적절치 않다. 여성의 시각에선 이런 부분이 차별로 느껴지고 있다”며 “(사퇴 요구 등을) 적극적으로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되자 청와대는 해명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논란이 된 부분은 모 주간지에 성 매매 문화를 조롱하고 야유하는 취지로 작성돼 게재했던 글”이라며 “글 전체가 성 매매 문화에 대해 반어법으로 작성된 것이지 이런 문화를 찬양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탁 행정관은 앞서 2007년 발간한 저서 ‘남자 마음 설명서’ 에서 “콘돔의 사용은 섹스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는 것은 남자 입장에선 테러를 당하는 기분”이라고 밝혀 논란이 됐다. 역시 같은 해 나온 대담집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에서도 “임신한 선생님들도 섹시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여중생과 첫 성관계를 가졌는데 얼굴이 아니어도 신경 안 썼다. 그 애는 단지 섹스의 대상이니까”, “(이 여중생을) 친구들과 공유했다”라고 표현한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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