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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원인균’ 헬리코박터, 비알코올성 지방간도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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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원인균’ 헬리코박터, 비알코올성 지방간도 일으켜

입력
2017.07.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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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1만7,028명 추적 조사결과

헬리코박터균. 게티이미지뱅크
헬리코박터균. 게티이미지뱅크

헬리코박터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위암 원인균이다. 주로 위에 서식하면서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위암 등을 일으킨다. 국내 중년층 이상의 보균율은 55∼65% 정도다.

그런데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위장질환뿐 아니라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률을 높인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규명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말 그대로 술을 많이 마시지 않은 사람의 간에 지방이 차지하는 비중이 5%를 넘어선 상태다. 단순 지방간은 대부분 심각한 간질환으로 악화하지 않지만, 장기간 방치하면 지방간염(간세포가 파괴되는 염증상태)을 거쳐 간경변(간 조직이 섬유화되고 간 기능이 떨어지는 상태) 또는 간세포암(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혁ㆍ신동현ㆍ김태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이 2005~2013년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남녀 1만7,028명을 대상으로 헬리코박터균과 지방간(비알코올성 지방간) 사이의 연관성을 추적 조사한 결과다. 연구결과는 소화기저널(Journal of Gastroenterology) 최근호에 실렸다.

이에 따르면 조사 대상은 모두 초기 복부 초음파 검사에선 지방간이 없었다. 그런데 이후 이들 가운데 3,382명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진단을 받았다. 1년 동안 관찰하면 1,000명당 40.7명에서 지방간이 발생했다.

전체 조사 대상 중 헬리코박터균 보균자는 전체의 58.2%인 9,918명이었다. 연구진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긴 사람에서 헬리코박터균 보균 여부를 따져봤다. 그 결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긴 사람 중 2,080명은 헬리코박터균 보균자였고 나머지 1,301명은 그렇지 않았다.

헬리코박터균 보균자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더 많이 나타났다. 나이 체중 등 다른 요인이 모두 똑같다고 가정하면 보균자는 비보균자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위험도가 21% 높았다.

이 교수는 "헬리코박터균은 심혈관계 질환, 당뇨병 등 여러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차츰 밝혀지고 있다”며 “위궤양ㆍ위암 등 위장질환뿐 아니라 지방간과 같은 대사질환과도 연관성이 확인됐기에 헬리코박터균 예방ㆍ치료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헬리코박터균은 주로 자녀ㆍ배우자ㆍ형제 등 가족간 감염으로 확산된다. 따라서 식사할 때 개인접시를 쓰고, 음식물을 씹어 아이에게 주는 것을 삼가고, 수저ㆍ그릇ㆍ컵 등은 잘 말린 뒤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헬리코박터균은 항생제와 위산 억제제를 이용해 치료한다. 7~14일간 약을 먹으면 대부분 치료할 수 있다. 1년 안에 재발할 확률은 2~3% 정도로 낮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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