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희귀병인 미토콘드리아결핍증후군(MDS)에 걸린 생후 10개월 아기 찰리 가드의 모든 치료를 허락해야 한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아기의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게 낫다는 병원의 뜻을 받아들인 법원 판결에 불복하고, 지속적인 치료를 원하는 아기 부모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교황청은 이날 성명에서 “교황은 부모가 끝까지 아이를 돌보고 싶어하는 바람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런던의 그레이트 올몬드 스트리트 병원 중환자실에서 생명유지장치에 의존하고 있는 찰리에 대해 병원 측은 회복가능성이 없다며 지난해 8월 태어난 찰리가 태어난 찰리의 치료 중단을 결정했다.
하지만 찰리 부모가 이에 반대하며 크라우드 펀딩으로 130만 파운드(19억 3300여만원)를 모금하며 찰리를 미국에서 실험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게 준비하자 병원은 곧 소송을 진행했다. 영국의 경우 부모가 자녀의 치료에 동의 여부를 결정할 권리가 있지만 절대적이지 않다. 의사와 부모의 의견이 대립될 때 법원은 이를 객관적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소송 결과 영국 고등법원은 병원이 생명유치 치료를 철회하는 게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현실적으로 나아질 것 같지 않고, 오랫동안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찰리는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의 실험적 치료 역시 효과적인 방법은 아닐 것이라고 법원은 판단했다. 이에 찰리 부모는 대법원에 항소했지만 기각 당하고, 이어 유럽인권재판소에 판결을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지난주에 연명치료 중단 결정이 났다.
가디언은 “시민 수백 명이 2일 런던 버킹엄궁 앞에서 찰리 부모를 지지하는 집회를 가졌다”면서 “법원 판결 집행여부에 관심이 쏠린다”고 전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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