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새 대표에 홍준표
65.7%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
“혁신위 구성 연말까지 당 쇄신”
최고위 ‘골수 친박’ 1명만 생존
홍준표(63) 자유한국당 신임 대표가 올 연말까지 대대적인 당 혁신을 예고했다. 홍 대표는 3일 당 대표로서 연 첫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전당대회 결과는 반드시 혁신하고 쳐낼 건 쳐내라는 당원들의 뜻”이라고 풀이했다. 그가 ‘국정파탄 세력’이라고 규정한 친박 핵심 세력의 ‘정치적 사형선고’를 의미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홍 대표의 취임 일성은 ‘육참골단(肉斬骨斷)의 혁신’을 바탕으로 한 ‘보수우파의 재건’으로 요약된다. 전당대회 레이스 내내 강조했던 바다. 홍 대표는 ‘혁신의 칼’을 조만간 꾸릴 혁신위원회에 일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대한 외부인사로 혁신위를 구성해 연말까지 당 쇄신을 끝내겠다”며 “혁신위에는 조직ㆍ정책ㆍ인적 혁신을 맡기겠다”고 말했다.
인적 혁신은 친박 핵심을 정조준하고 있다. 그 방법으로 ‘공천’을 언급해 파장이 예상된다. 혁신의 일환으로 공천 규정 정비를 언급하면서 “핵심 친박 의원은 당의 전면에 나서지 못할 것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못박은 것이다. 홍 대표는 “혁신에는 희생이 따르게 마련”이라며 “국정파탄에 관련이 있는 사람은 혁신위에서 가려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박 핵심 의원은 차기 총선에서 공천에서 배제될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지금부터 정치적으로 물러나라는 경고장을 날린 것으로 해석된다.
홍 대표는 자신의 득표율을 내세우며 “이 당은 ‘친박당’이 아니다”라며 친박에 ‘폐족’ 선고를 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당원ㆍ대의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투표에서만 72.8% 득표율을 기록했다. ‘친박당’이라면 이런 득표율이 어떻게 나왔겠느냐는 얘기다.
여론조사까지 합쳐 65.7%에 달하는 압도적인 득표율에, 집단지도체제에서 단일지도체제로 바뀐 뒤 막강해진 당 대표의 권한으로 그의 독주를 막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최고위원에도 홍 대표와 가까운 이철우 의원과 류여해 수석 부대변인이 각각 1, 2위로 입성해 ‘친홍 체제’가 갖춰진 상태다. 나머지 최고위원인 김태흠 의원,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이재영 전 의원 중에서도 ‘골수 친박’은 김 의원 1명에 불과하다.
홍 대표가 이날 “내부 총질은 안된다, 자부자강 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당내에선 우려가 쏟아지는 이유다. 당 핵심 관계자는 “홍 대표의 일성으로 볼 때 친박계는 ‘도마 위의 생선’ 신세”라며 “당장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을 앞두고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홍 대표는 보수 우파의 재건 역시 천명했지만, 당내에서조차 의구심이 짙다. 구체제의 청산을 외친 ‘촛불 민심’이 만든 문재인 정부는 여러 인사 논란에도 지지율 70%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 문재인 정부를 홍 대표는 ‘주사파 패당’이라고 몰아붙이며 구시대의 색깔론을 꺼내 들어 공격했다. 당내에서는 “극우 선명성만 강조해서는 지지율 70~80%인 문재인 정부를 견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립 성향의 한 의원은 “홍 대표가 최선의 선택이라기 보다는 야당으로서 위상을 세우고 혁신의 조건인 인적 청산을 해내려면 그나마 홍준표라는 당원들의 전략적 판단”이라고 풀이했다.
홍 대표가 당권을 쥔 건 처음이 아니다. 2011년에도 당 대표에 뽑혔지만, 7개월 만에 타의로 하차한 경험이 있다. 당 혁신을 주장하며 당시 유승민ㆍ남경필ㆍ원희룡 최고위원이 사퇴하면서 지도부를 와해시켜 비상대책위 체제로 돌렸다. 이 때를 반면교사 삼아 홍 대표가 최고위원 경선 리그에서 친홍 후보를 전략적으로 지원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경남 창녕 출생 ▲고려대 행정학과 ▲청주ㆍ부산ㆍ울산ㆍ서울ㆍ광주지검 검사 ▲15~18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원내대표 ▲한나라당 대표 ▲35ㆍ36대 경남지사 ▲19대 대통령 선거 자유한국당 후보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