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후에도 인선이 달포 이상 미뤄졌던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최종구 한국수출입은행장이 지명되면서 금융권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최 후보자는 정통 관료로서 금융위 조직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데다 금융정책에 대한 이해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 후보자 앞에 산더미처럼 쌓인 과제들은 어느 하나 녹록지 않다.
최 후보자가 풀어야 할 첫 번째 과제는 다음달까지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른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내놓는 것이다. 그 동안 정부의 잇단 대책에도 악순환을 거듭해온 가계부채 문제는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최 후보자는 가계부채 관리 컨트롤타워로서 각 부처간 입장을 조율해 1,460조원의 가계부채를 정교하게 연착륙시킬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가계부채의 뇌관인 자영업자 부채에 대한 맞춤형 대책과 연체차주를 보호할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대우조선해양이 법정관리를 피하면서 다소 잠잠해지긴 했지만 앞으로 기업 구조조정 칼잡이 역할도 다시 맡아야 한다. 중소 조선사 구조조정은 여전히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를 위한 ‘은산분리’ 해법도 찾아야 한다. 우리은행 완전 민영화를 위해 정부가 보유 중인 우리은행 지분을 언제 매각할 지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에 대해서도 정부가 중심을 잡고 방향을 정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공약한 서민금융 공약들을 정책 부작용 없이 실현하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 대표적인 게 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빚 탕감 공약이다. 정책 취지는 대부분 공감하지만 한편에선 도적적 해이(모럴 해저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 동안 미뤄졌던 산하 유관기관장의 후속 인사도 시급하다. SGI서울보증 사장 자리는 4개월째 공석이다. 최 후보자는 인사 청문회를 거쳐 이르면 이달 말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최 후보자는 이날 수은 본사에서 “국가경제 가장 큰 과제인 일자리 창출에 금융이 어떻게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인지를 비롯해 가계부채, 서민취약계층 지원 등 여러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