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 위치한 서울공원 정문에 고려인 정착 80주년 기념비가 세워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3일(현지시간) 타슈켄트 서울공원에서 열린 ‘고려인 이주 80주년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했다. 박 시장을 비롯해 라흐몬벡 우스마노프 타슈켄트 시장, 박빅토르 고려문화협회장 등 100여명이 기념비 제막을 축하했다.
기념비에는 ‘고려인 이주 80주년을 즈음하여 고려인들을 따뜻한 친구로 맞아준 우즈베키스탄인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라는 글귀가 한국어ㆍ우즈벡어ㆍ러시아어로 새겨졌다. 기념비 글귀처럼 고려인 약 17만명은 1930년대 후반 소련에 의해 연해주 등지에서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됐다. 현재 중앙아시아에는 고려인 약 50만명이 살고 있고, 이 중 약 18만명이 우즈베키스탄에 거주하고 있다.
기념비가 세워진 타슈켄트 서울공원은 2009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 방문을 계기로 조성됐다. 타슈켄트시 거주 고려인들이 한민족의 자긍심 고취와 고려인의 애환을 달래 줄 서울공원을 조성해달라고 요청했고 서울시가 이를 받아들여 2012년 12월 착공해 2014년 5월 준공했다. 투입예산은 26억원이다.
타슈켄트 서울공원은 '타슈켄트 우정의 공원(구 바부르공원)' 내 8,067㎡ 부지에 조성됐다. 이곳에는 한국의 누대•서석지•화계•전통담장 등 우리나라 전통정원 시설물을 설치했다. 소나무 등 교목 249주, 무궁화 등 관목 1,344주, 과꽃 등 초화류 5150본 등 우리 고유수종을 심었다.
박 시장은 이날 “우즈베키스탄에서 뿌리내린 고려인을 우리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처럼 고려인들도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어 고려인단체 대표단, 고려인 문화예술인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고려인 청년들의 서울생활 지원, 현지 한국어 교육기관에 대한 교재 기증 등을 위한 시 차원의 협조를 약속했다.
박 시장은 또 국제비즈니스빌딩에서 우스마노프 타슈켄트시 시장과 만나 ‘서울ㆍ타슈켄트 교류협력 강화를 위한 실행계획’에 관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서울시장이 타슈켄트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시장은 “서울은 급속한 도시화 과정 속에서 발생하는 도시문제들을 빠르게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세계적인 대도시로 성장한 했다”며 “빠른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는 타슈켄트시에 서울의 경험이 실용적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정책공유 포럼 등을 통해 지속적인 협력을 이뤄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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