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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5년 만에… 한미 FTA 다시 테이블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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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5년 만에… 한미 FTA 다시 테이블 오르나

입력
2017.07.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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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노골적으로 불공정 무역 문제를 거론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 5년 만에 재협상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FTA 시행 이후 한국의 대 미국 투자 규모가 미국의 한국 투자액을 초과했고, 올해 들어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는 점 등 FTA와 관련한 오해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FTA 때문이 아닌 산업 구조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2일 ‘한미 FTA 재협상 관련 양국 정상회담 평가’보고서에서 “한국은 제조업 중심 경제구조이고 미국은 서비스업 중심 구조인데, 최근 미국 경제의 호조로 수입 수요가 증가해 한미간 무역수지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무역 적자는 FTA 때문이 아니라 양국의 산업 구조가 달라서 벌어진 일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상품 분야 수지는 276억7,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서비스 분야에서는 100억8,000만달러의 적자를 봤다. 우리나라의 서비스 분야 대미 적자 규모는 FTA 발효 이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미 FTA 발효 이후 한국의 대미 투자 규모도 2배 이상 증가(2011년 198억달러→2015년 401억달러)하며, 미국의 한국 투자액(2015년 345억 달러)보다 56억달러나 초과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자동차와 철강 분야도 미국이 일방적으로 불리한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수출은 전년 대비 9.5% 감소한 96만여대였으나, 미국산 차량의 국내 수입은 22.4%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인 6만여대를 기록했다. 올해 1~5월 한국산 철강의 미국 수출액도 4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0.3%나 감소했다. 미국 정부가 우리 철강 주요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매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은 FTA 체결 후 한국의 대미 수출이 급증한 품목에 대해 관세를 높이자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발표를 미루고 있는 한국 등 16개국과의 무역적자 분석 등이 담긴 보고서가 나오면 양국 협상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한미FTA가 재협상에 돌입하더라도 미국 측이 추진중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이 우선 마무리돼야 하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송주호 GS&J인스티튜트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에게 한미FTA 재협상은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며 “우리는 FTA 발효로 양국 모두 이익을 보고 있는 점을 강조해 실익을 거둘 수 있는 방안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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