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차례 좌절 끝에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황재균(30ㆍ샌프란시스코)이 데뷔전 결승 홈런에 이어 또 한번 장타를 선보이며 입지를 다졌다.
황재균은 2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와 원정 경기에서 1-1로 맞선 8회초 2사 후 대타로 나가 첫 2루타를 신고했다. 상대 불펜 투수 후안 니카시오의 시속 159㎞의 강속구를 커트해가며 풀카운트 승부를 벌인 끝에 7구째 158㎞ 직구를 받아 쳐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2루타를 날렸다.
메이저리그 세 번째 출전 경기에서 2호 안타를 2루타로 장식한 황재균은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고, 8회말 투수 스티븐 오컬트와 교체됐다. 시즌 타율은 0.250(8타수 2안타), 출루율은 0.333을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연장 11회초에 상대 투수의 폭투로 결승점을 얻어 2-1로 이겼다.
출전 경기마다 깊은 인상을 남긴 황재균은 허벅지 부상 탓에 빠진 주전 3루수 에두아르도 누네스(30)가 복귀하더라도 메이저리그에 잔류할 것이라는 현지 언론의 전망이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라디오 방송 KNBR은 “누네스가 (5일부터 시작하는) 디트로이트전에 돌아오면 샌프란시스코는 황재균과 라이더 존스 중 한 명을 25인 로스터에 누구를 넣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며 “존스가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가능성이 더 높은 후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25일 황재균보다 먼저 빅리그의 부름을 받은 존스는 메이저리그 성적이 좋지 않다. 이날 7번 3루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2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치는 등 7경기에서 타율 0.048(21타수 1안타)로 주춤하다. KNBR은 “황재균이 데뷔전에서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싹쓸이 승리를 이끌었다”고 소개하며 황재균의 잔류에 무게를 실었다.
브루스 보치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누네스가 복귀하면 주전 3루수를 맡을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상황에 따라 좌익수로 출전할 수도 있다. 따라서 황재균은 백업 3루수나, 누네스가 좌익수로 나설 경우 선발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송재우 MBC SPORTS+ 해설위원은 “황재균이 자기 몫을 꾸준히 해줄 경우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힘든 샌프란시스코가 후반기에 누네스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타격 흐름을 탔을 때 몰아붙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인트루이스 오승환(35)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워싱턴과 홈 경기에 1-0으로 앞선 8회초 등판해 ⅔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첫 홀드를 올렸다. 오승환의 홀드는 지난해 6월25일 시애틀전 이후 372일 만이다. 최근 마무리 자리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인 오승환은 4경기 만에 삼진을 뽑아내며 구위 회복을 알렸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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