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 조코비치(30ㆍ4위ㆍ세르비아)가 윔블던 테니스대회를 한 주 앞두고 치러진 대회에서 우승하며 잔디코트 적응을 마쳤다.
조코비치는 2일(한국시간) 영국 이스트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애건 인터내셔널 단식 결승에서 가엘 몽피스(31ㆍ16위ㆍ프랑스)를 2-0(6-3 6-4)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1월 카타르 오픈 우승 이후 6개월 만에 시즌 두 번째 트로피를 차지했다. 최근 두 번의 메이저 대회에서 연거푸 조기 탈락하며 슬럼프에 빠진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에서 치른 4번의 경기에서 모두 손쉬운 승리를 거두며 자신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대회 우승 후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에 출전할 지 말지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잘한 결정이라는 생각이 들고 이제는 나의 모든 것이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애건 인터내셔널은 ATP투어 랭킹포인트 250 등급에 해당하고 우승상금도 11만 3,330달러(약 1억3,000만원)에 불과해 상위 랭킹 선수들이 대거 불참하지만, 조코비치는 이 대회를 통해 잔디코트 감각을 끌어올리며 윔블던을 향한 담금질에 힘썼다. 그는 최근 전 세계랭킹 7위이자 ATP투어 타이틀 3개를 보유한 마리오 안치치(33ㆍ크로아티아)를 코치진에 추가 영입하면서 명예회복을 위해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조코비치와 안치치는 평소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조코비치는 지난 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엑손 모바일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시즌을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이어진 호주오픈에서 2회전 탈락이라는 굴욕적인 성적표를 받은 이후 프랑스 오픈마저 8강 문턱을 넘지 못 했다. 그 결과 조코비치는 289주 만에 세계랭킹 2위 밑으로 떨어지는 수모도 겪었다.
만약 조코비치가 슬럼프를 극복하고 윔블던에서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면 1998년 패트릭 라프터 이후 처음으로 ATP 투어대회와 메이저 대회를 연속으로 석권하는 선수가 된다. 조코비치는 윔블던에서 통산 3번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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