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통계연보
문닫은 사업체 91만곳으로 역대 2번째… 하루 2500개꼴
수익 저조로 부가세 면제 사업체도 121만개 달해
길어지는 내수 불황에 지난해 가게 문을 닫은 자영업자가 2011년 이후 5년 만에 최대인 약 83만명으로 늘어났다. 벌이가 시원찮아 부가가치세 납부의무까지 면제받은 사업자도 121만명에 달했다.
2일 국세청이 공개한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창업한 사업자(법인+개인사업자)는 122만6,443명으로 2015년(119만1,009명)보다 3.8% 증가하며 2002년(123만9,370명)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하지만 폐업을 선택한 사업자는 2015년(79만50명)보다 15.1%나 더 급증한 90만9,202명으로 역시 2004년(96만4,931명) 이후 역대 2위를 기록했다. 하루 평균 3,360곳의 회사가 새로 문을 여는 동안, 2,490곳이 폐업으로 간판을 내린 셈이다.
폐업한 곳을 보면 법인사업자가 전년 대비 더 많이 늘었다. 2015년 5만630명이던 폐업 법인사업자 수는 지난해 6만9,600명으로 37.5% 급증했다.
자영업자로 불리는 개인사업자의 폐업 역시 73만9,420명에서 83만9,602명으로 13.5% 늘었다. 이는 2011년 84만5,000명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지난해 자영업자 폐업이 급증한 이유는 베이비붐 세대의 대거 은퇴로 자영업자가 계속 느는 가운데, 자영업 포화 상태 탓에 경쟁에서 내몰린 자영업자들이 폐업을 선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폐업까지는 아니더라도 매출 감소 탓에 세금조차 못 내는 사업자도 지난해 121만명에 달했다. 사업 규모가 영세한 간이과세자(부가가치세율 10%가 적용되는 일반사업자와 달리 업종별 부가가치율이 적용되는 사업자) 중에서 작년 상반기(1기간) 동안 매출 과세표준이 1,200만원에 미치지 못해 부가세 납부의무 면제자가 된 사업자의 수는 120만8,44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일반사업자와 간이과세자의 합계가 532만9,252명인 점을 감안하면, 납부의무 면제자 비율(22.7%)은 전체의 5분의 1이 넘는다. 납부의무 면제자를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임대업이 38만2,297명으로 가장 많았고, 소매업(22만6,707명)과 서비스업(18만2,335명) 등이 뒤를 이었다.
이렇게 폐업이 늘어난 반면, 지난해에 부모 등으로부터 상속ㆍ증여 받은 재산의 총액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속재산가액 총액(14조6,636억원)은 2015년에 비해 11.2% 늘었고, 증여재산가액 총액(18조2,082억원)은 19.1% 급증했다. 상속 재산이 50억원을 넘는 피상속인(사망자)은 449명(7.2%)인데, 이들이 물려 준 재산은 6조177억원으로 전체의 41.0%를 차지했다.
한편 지난해 국세청이 거둔 국세 총액은 233조3,000억원으로 2015년에 비해 12.1% 증가했다. 세목별로 보면 소득세(12.3% 증가), 법인세(15.7% 증가), 부가세(14.2% 증가) 등 3대 세목이 고루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세수 호조를 이끌었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