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에서 고정과 반고정은 이제 의미 없다.
지난 1일 저녁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방송인 배정남이 ‘찾아라 맛있는 밥차’와 ‘진짜 사나이’ 특집에 출연했다.
앞서 배정남은 ‘무한도전’의 ‘미래예능연구소 특집’과 ‘이효리 특집’에도 연이어 특별 출연해 '고정 멤버'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많았다. 특히 이날 방송 녹화일은 지난 달 21일으로, 배정남이 ‘진짜 사나이 특집’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다음 날이기도 했다. 당시 배정남은 자신의 SNS에 직접 심경을 털어놓았다.
하하는 당일 배정남이 남긴 글을 언급했고, 유재석은 “고정이냐 반고정이냐를 두고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우리는 배정남의 도움을 받고 있다”며 공식적으로 이야기를 꺼냈다. 배정남은 “저를 좋아하는 팬들도 많아서 안 개의치 않는다”라고 말실수를 해 심각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유재석은 “우리 다섯 명으로는 한 두 회는 할 수 있겠지만 물리적으로 부족하다. 과거엔 7명이 했지 않느냐”라며 “노홍철은 ‘욜로 특집’ 때 전화도 해서 복귀설이 있었다. 최근 노홍철도 복귀하기 힘들 것 같다는 말을 했다. 우리는 그 의견을 존중하고 응원한다”며 노홍철이 정형돈과 마찬가지로 ‘무한도전’에 공식적으로 복귀하지 않을 것임을 선언했다.
이어 유재석은 “배정남 이외에도 도움이 필요하면 다른 분들이 도움을 줄 것이다”라고 말했고, 하하는 “12년 째 도와주고 있는 분도 있다”며 정준하를 가리켜 웃음을 자아냈다. 정준하 역시 “12년째 도와주고 있는데 논란이 없는 게 이상하다”고 말했고, 박명수도 “나도 중간에 들어왔다”라고 받아쳐 웃음을 자아냈다.
배정남이 특별 출연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지만 아직 ‘무한도전’ 멤버가 된 것은 아니다. 이런 상황 역시 ‘무한도전’에서 처음 보는 일은 아니다. 새로운 멤버가 들어와서 활약하고 ‘무한도전’의 팬을 자청하는 일부 시청자들이 이들을 만족스러워 하지 못한 일은 과거에도 존재했다.
앞서 양세형 역시 1년 이상 특별 출연하며 때로는 시청자들의 질책을 받기도 했지만 현재는 멤버들 사이에 녹아 들어가서 당당히 출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근뿐만 아니라 앞서 길과 전진도 비슷한 상황이었으며, 그 이전으로 흘러가더라도 마찬가지다.
이날 하하가 “원래 ‘무한도전’은 ‘유재석의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했다”고 말했고, 유재석 역시 “나 외엔 다 도우미다”라고 우스갯소리를 한 것처럼 지금의 멤버들 또한 오래됐을 뿐 현재 원년 멤버는 유재석밖에 없다.
반면 원년 멤버였던 정형돈과 노홍철은 개인적인 일로 하차한 후에 스스로 복귀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다. 식스맨으로 들어왔던 광희는 고정으로 처음부터 자리를 꿰찼지만 1년 이상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고, 겨우 호흡을 맞춰 가던 차에 군대에 가며 하차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고정이든 반고정이든 특별출연이든 명칭 자체는 의미가 없다.
새로운 멤버의 능력치는 어느 정도 중요하지만 배정남의 출연은 겨우 한 달 남짓 됐다. 앞서 배정남이 SNS에 올린 글 중에는 “욕을 해도 달게 듣겠다. 실제로 예능 경험도 많이 없고 엄청 부족하다는 것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언제까지 ‘무도’ 촬영을 할지 모르겠지만 응원해주시는 팬들 때문에라도 피하지 않고 열심히 한 번 해보겠다”며 “한 번에 많은 발전은 힘들겠지만 점점 발전해나가면서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라고 말한 것처럼 지금은 ‘무한도전’에 특별 출연하는 인물에게 욕보다는 응원이 더 큰 힘이 되지 않을까.
한편 길의 복귀설도 있었지만 또 한 번 길의 음주운전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의 복귀는 보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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